[종교]CBS 새사장 선출싸고 교단 대립

  • 입력 2002년 7월 12일 18시 58분


권호경 / 이정식
권호경 / 이정식
CBS가 현재 공석인 사장 선출 문제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CBS 사태’는 이제 한 교계 방송의 차원을 넘어 기독교단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CBS 재단이사회(이사장 표용은)는 당초 11일 이사회를 열어 5개월 동안 비워둔 사장을 임명하려고 했으나, 인사청문회 성격의 사장청빙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노조측이 반대하면서 사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8월로 연기했다.

갈등의 핵심은 기독교의 주요 교단인 기독교장로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이 각각 다른 사장 후보를 내놓았기 때문. 기독교장로회측은 올 초 물러난 권호경 전 사장을 후보로 추천했으나, 대한예수교장로회측은 공채 출신인 이정식 CBS 해설위원장을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이 과정에서 권 전 사장과 친밀한 것으로 알려진 표 이사장이 최근 이 위원장에게 “사장 선거운동을 하려면 사표를 내야할 것 아니냐”고 말해 ‘외압’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예수교장로회측 이사들은 “권 전 사장도 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선거 운동을 했다”며 “표 이사장의 발언은 선거 운동과정에서 불공정 시비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CBS의 한 인사는 “표 이사장이 14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양 진영의 대결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8월 이사회 개최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사장으로 선임되면 CBS 사상 처음으로 교계 인사가 아닌 사원 출신 사장이 탄생한다.

기독교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교계의 체면도 살리고 기독교 방송도 살리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한 인사들은 용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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