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삼성전자株 변동폭 점차축소

  • 입력 2002년 7월 3일 17시 43분


삼성전자가 ‘깃발형’ 증시를 유도하고 있다.

깃발형 증시는 주가 그래프가 오른쪽으로 펼쳐진 삼각형 깃발 모양을 나타내는 것. 주가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며 그 변동 폭이 점차 줄어드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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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에는 매수 요인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인 반등도 쉽지않을 전망이다. 외국인들은 ‘32만원대 매수, 38만원대 매도’의 거래 방식을 나타내고 있다. 주가 변동 범위가 굳어지면 그 범위 내에서 차익을 남기려는 거래가 늘어난다. 결국 변동폭이 줄어들어 주가 그래프가 삼각형 깃발모양이 되는 셈이다.

▽매수 여력 늘어〓LG증권 홍콩법인의 영업담당자인 제이 김은 “외국인의 보유 주식 가운데 삼성전자가 오버 웨이트(비중 과도)했지만 최근 상당히 해소됐다”고 말했다.

새로 삼성전자를 사들일 여력이 생겼다는 얘기다.

대우증권은 지난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를 다녀온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홍콩 14개 업체, 싱가포르 4개 업체 등 18개 업체의 펀드매니저를 만났다. 이 가운데 14개 업체는 삼성전자 비중 과도를 상당히 해소했고 2개 업체는 삼성전자 비중이 기준보다 낮아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을 판돈으로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사거나 다른 종목을 사들일 외국인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매수 여력이 늘어나고 있다. 투신협회는 2일 삼성전자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펀드 편입한도가 14.5%에서 하반기부터 18.3%로 확대된다고 밝혔다.

▽주가 상승에는 한계〓128메가S램 가격이 5월 1.9달러에서 최근 2.5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D램 현물가격도 오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진영훈 연구원은 “D램 가격 덕분에 주가가 오르기는 어렵다. 미국 PC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D램 값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128메가S램 기준으로 현물 가격도 2.7달러 수준인 장기 공급가격을 웃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외국인들은 매수 여력이 생기더라도 활발히 삼성전자 주식 매입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한 펀드매니저는 “딱히 지금 삼성전자를 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정창원 연구원은 “32만∼33만원대에서 삼성전자를 사더라도 37만원을 웃돌면 팔겠다는 외국인이 많았다”며 “주가가 박스권에서 오르내리다 35만원선으로 다가서는 깃발형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진영훈 연구원은 “8월 중순 삼성전자 주가가 새로운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주가지수도 비슷할 듯〓시장에서 뚜렷한 주가 변동 계기를 찾기 힘들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비중을 감안하면 종합주가지수도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며 변동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 옵션 거래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도 깃발형 장세를 유도할 요인.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6월28일 개인이 선물 5000계약을 순매도한 데 이어 7월3일에는 4000계약 이상을 순매수했다. 과다한 선물 거래가 현물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이는 현물 주가가 730∼780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게 만드는 요인이다”고 진단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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