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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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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9·11 테러 후 아시아에서 반(反) 테러동맹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대(對)중국 봉쇄정책을 펴고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으며, 이를 중국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남방일보 인터넷판은 2일 중국 내부의 정보를 주로 전달하는 ‘참고소식’을 인용해“ 미국의 반 테러 동맹에 참가하고 있는 아시아 및 구소련권 국가들을 연결하면 중국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장성(長城)이 형성되는 것이 명백해진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테러 반대를 구실 삼아 궁극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장성 전략’을 실현에 옮기기 위한 것으로서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를 위해 9·11 테러 이후 일본 및 한국과의 전통적 동맹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 것은 물론 과거 적대관계였던 남아시아 및 구소련권 국가들과의 군사협력 관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5월 냉전시절 친(親)소련 및 비동맹 노선으로 사실상 적대 관계였던 인도와 1963년 이후 39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 북부 관광지 아그라에서 양국 특전부대 수백명이 참가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벌였다.
태국 싱가포르와는 같은 달 병력 2만5000여명과 항공기 105대, 전함 17척 등이 참가하는 연례 ‘골든 코브라’ 훈련을 가졌다. 대 테러작전에 초점을 맞춘 이번 훈련은 1982년 훈련 시작 후 사상 최대 규모였다. 미국은 또 싱가포르로부터 연내 완공 예정인 장이(章宜) 해군기지를 제공받기로 했다.
필리핀과는 1월부터 6월까지 미군 1300여명을 참가시킨 가운데 이슬람 반군 ‘아부 사야프’ 합동 소탕작전을 벌였다. 이 작전은 지난달 2일 필리핀을 방문한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에 의해 7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필리핀에서 작전중인 병력은 아프가니스탄 반군 소탕작전을 제외하면 실전에 투입된 해외 미군 병력 중 최대 규모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처음으로 올 3월 탕야오밍(湯曜明) 대만 국방부장의 미국 방문을 허용했으며, 대만과의 무기판매 문제를 논의했다.
또 인권 침해국으로 규정했던 미얀마와는 4∼5월 대대적으로 마약을 재배하는 반군조직 소탕작전을 벌였으며, 5월에는 미국에 적대적이었던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와 1994년 이후 8년 만에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대테러 문제를 협의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 국가들이 반테러에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국가이익의 차이로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전략을 완전히 지지하지는 않고 있는 만큼 중국은 이를 감안해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