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덕단지 인근 ‘러브호텔’ 난립 우려

  • 입력 2002년 7월 1일 17시 38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충남대 등이 위치한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대규모 ‘러브호텔 타운’이 조성될 조짐이다.

그러나 허가여부를 둘러싸고 대전 유성구청과 상급기관인 대전시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문제의 지역은 KAIST 길 맞은 편인 유성구 봉명동 토지구획정리 사업지구. 전체 14만평 가운데 숙박업소를 지을 수 있는 상업지구는 6만4000여평(284필지)이다.

유성구는 이 가운데 31건의 숙박업소가 건축허가를 받았거나 준비 중인 데다 앞으로도 200여곳의 숙박업소가 들어설 조짐이 보이자 3월‘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건축물을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건축법 8조5항을 들어 건축 허가를 유보했다.

이에 대해 건축주 A씨 등이 대전시에 행정심판을 냈고 대전시도 “봉명지구는 숙박업소 건축을 부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지구단위 세부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등 법적으로 제한하기 어렵다”며 건축주의 승소 판단을 한 것.

유성구는 1일 성명을 통해 “대전시가 오로지 땅을 팔 목적으로 6만4000평을 상업지구로 정해 놓아 러브호텔 난립을 야기했다”며 “본질을 제쳐두고 관계 법령만을 내세운 행정편의주의는 사라져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성구는 또 “개인의 재산권도 중요하지만 퇴폐문화로부터 유성을 지키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시의 행정심판 결과에 대해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건전한 유성 발전을 위해서는 봉명지구 내 단위계획 변경 등 대전시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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