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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6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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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견된 것은 1938년에 제정한 옛 일본군 장군복의 상의와 바지, 가죽장화 등. 이달 중순 오사카(大阪)의 유서 깊은 한 집안의 후손이 “대대로 소중히 간수해 왔으나 사장되는 것을 막고 싶다”며 옛 일본군 관련 물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마에카와(前川) 군장미술점’에 맡김으로써 알려졌다.
장군복의 상의에는 소장 계급장이 그대로 붙어 있고 옷 안쪽에는 이은공의 별칭이었던 ‘이왕은(李王垠)’이라는 이름이 금실로 새겨져 있다.
고종황제의 4남인 이은공은 1905년 8세 때 황태자가 된 뒤 3년후 일본의 초대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강압으로 일본에 건너가 56년간 일본에서 살았다. 15세 때 일본 황족인 이방자(李方子) 여사와 결혼해 일본황족과 동등한 지위를 누렸다. 일본 육사를 나와 중장까지 올라갔으며 소장시절 오사카에서 사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번에 발견된 군복은 사단장을 마치고 돌아가며 누군가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보인다.
이은공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이후 황족의 지위를 잃었다. 그후 뇌혈전으로 쓰러져 반신불수의 몸으로 63년 귀국해 70년 73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마에카와 군장미술점측은 “일한간의 무거운 역사를 등에 지고 살아온 이은공의 군복이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고 있을 때 발견됐다는 것은 놀랄만한 우연”이라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