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 저편 53…1925년 4월 7일(3)

  • 입력 2002년 6월 21일 19시 01분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엄마는 벽에서 다리를 내리고 큐큐 파파 안되겠어 힘을 못 주겠어 아이구 살려줘 큐큐 파파 할매는 우물에서 물을 떠와 엄마에게 먹이고 큐큐 파파 한숨 쉬면서 힘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힘을 줘라 에미 너만 힘든 게 아니다 아가는 숨을 못 쉬고 있어 이대로 가면 너도 아가도 위험하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우철아 일본 산파 아줌마를 불러 와라

어느 집인지 잘 모르겠으니까 역 앞에 가서 물어

돌아올 때는 역 앞에서 인력거를 타거라 큐큐 파파 마당에서 여동생 소원이가 울고 있어서 나는 화를 냈다 바보! 울긴 왜 울어! 너 동생이 태어나는 거잖아! 울지마!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두 손으로 균형을 잡으면서 뒤집은 배를 이어놓은 배다리를 건너 큐큐 파파 큐큐 파파 北は樺太 千島より南臺灣 澎湖島 朝鮮半島おしなべて 我大君の食す國と 朝日の御旗ひるがえす 同胞すべて七千萬(북으로는 사할린 천의 섬에서 남으로는 대만 팽호도 조선반도 모두 합하여 천황이 다스리는 나라와 일장기 휘날리는 동포가 모두 칠천만) 왜 이런 노래를 우철이는 목소리가 참 좋군 발음도 음정도 정확하고 일본 사람 같아 다케다 선생님이 칭찬해 주었다 큐큐 파파 그래도 우리 나라 선생님한테 일본말이나 노래를 배우는 것보다는 괴롭지 않다 큐큐 파파

다케다 선생님의 집도 역 앞일 텐데 역 앞에는 일본 사람들이 많이 산다 파출소에 가서 물어보기가 왠지 무섭다 큐큐 파파 된장국 냄새가 난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입에 고인 침을 삼키고 심호흡을 하고 큐우 파아 일본 식당의 문을 열자 일본 사람인 여주인과 손님들이 내 얼굴을 보았다 파아파아파아파아 계란 덮밥 닭고기계란 덮밥 고기 덮밥 생선회 나는 벽에 붙어 있는 종이의 글자를 읽으면서 숨을 가다듬었다 파아파아파아파아 산파 아줌마네 집이 어디죠? 파아파아파아파아 여주인이 밖으로 나와서 가르쳐주었다 저기 저 길을 똑바로 가면 사진관이 있어 사진관 옆 골목길로 들어가서 세 번째 집 이나모리 씨네 집이야 파아파아 고맙습니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나는 이나모리라 쓰인 문패를 확인하고 나무문을 열었다 엄마가 아기를 낳으려고 해요 도와주세요 파아파아파아파아 할매보다 훨씬 나이많은 산파가 얼굴을 내미는 순간 기둥시계가 덩 덩 덩 덩 덩 5시다! 인력거 있는 데까지 뜁니다 나는 산파를 등에 업고 뛰었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