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핵주먹’ KO패 치욕

  • 입력 2002년 6월 9일 23시 33분


마음만 '벌떡' - 멤피스AP연합
마음만 '벌떡' - 멤피스AP연합
세계복싱평의회(WBC) 및 국제복싱연맹(IBF) 헤비급 통합챔피언인 레녹스 루이스(36·영국)가 9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피라미드경기장에서 열린 타이틀매치에서 마이크 타이슨(35·미국)에게 8회 2분25초만에 KO승을 거두고 타이틀 2차방어에 성공했다.

‘21세기의 빅매치’로 불린 이번 타이틀매치는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를 발표하는 1월의 기자회견 도중 두 선수가 난투극을 벌이는 바람에 우여곡절 끝에 경기가 지연됐고 장소도 바뀌었다.

“루이스는 1월 기자회견장에서 죽어야 했다” “타이슨은 멍청하다”는 등 두 선수는 경기직전까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상대방을 헐뜯어 AP 등 외국 통신사들이 ‘10대들처럼 싸운다’고 비판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1만5000석의 좌석이 완전 매진된 채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수많은 경비요원이 경기장을 에워싼 채 열린 이번 경기에서 1m95의 큰 키를 이용한 루이스가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1m80의 타이슨은 루이스의 안쪽을 파고들며 왼손 훅으로 안면공격을 노렸으나 루이스는 날카로운 잽으로 타이슨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루이스는 8회 잇단 어퍼컷으로 타이슨을 궁지에 몰아넣은 뒤 강력한 오른손 훅을 타이슨의 턱에 명중시켜 다운을 빼앗았다. 타이슨은 눈가와 코에서 피를 흘리면서 코너에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카운트 아웃되고 말았다.

기나긴 설전 끝에 최후의 승자가 된 루이스는 “지구상에서 누가 가장 권투를 잘하는지 모든 사람이 알게됐을 것”이라고 의기양양했다. 타이슨은 “루이스는 정말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고 상대방을 칭찬해 외신들로부터 일제히 뜻밖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두 선수는 이번 타이틀매치로 각각 2000만달러(약 250억원)의 대전료를 받았으며 루이스는 40승1무2패 31KO, 타이슨은 49승4패 43KO를 기록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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