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검증 인터뷰<7>]부산시장

  • 입력 2002년 6월 9일 22시 20분


▼한나라 안상영 “해안순환道 조기 완공”▼

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후보는 행정관료 출신으로 관선시장과 민선시장을 지낸 ‘검증된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는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들 명의로 된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면의 땅 3877평과 남양주시 수동면 의방리의 땅 2110평, 경기 안성시의 부인 명의의 땅 3115평, 97년 아들에게 증여한 인천 중구 항동의 땅(160평), 서울 양천구 목동의 상가(370평)와 강남구 신사동의 상가(28평) 등이 안 후보의 재산목록들로 그가 신고한 재산은 56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그는 “퇴계원의 땅은 선산으로 쓰기 위해 매입한 것으로 선친이 손자에게 물려준 것이며, 선친과 노모와 외가 등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33억원에 이른다”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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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2000년 파리 출장 때의 ‘부하 여직원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부산지역 여성 시민단체들도 7일부터 진상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고 여직원의 남편이 상담을 구했다는 김모 변호사는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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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뛰고 있다]김석준

6일 부산 MBC TV토론회에서 민주당 한이헌 후보가 “김 변호사라는 사람을 만나 상의한 사실이 확인되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그렇게 하겠다. 사퇴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모 언론사 간부의 주선으로 만난 적이 있다”고 답변을 수정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상속받은 재산까지 축재로 몰아붙이면 되나. 선친이 부산 서면에서 건설업을 해 약간의 재산이 있었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개인주택을 팔고 강남 아파트로 이사갔는데 아파트값이 올라 재산이 늘어난 부분도 있긴 하다.”

-부산 해운대의 센텀시티 부지 매각과 관련해 자본 잠식 상태의 부실 건설사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부지를 빨리 파는 게 급했다.”

-1200억원에 달하는 센텀시티 부지매각 납부조건을 ‘2개월 내 완납’으로 강화해 특정 건설사가 낙찰받도록 유도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입찰 공고를 보면 알겠지만 납입 기한을 1순위 2개월, 2순위 1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납입 기한은 당초 5년이었는데, 하루 1억원씩 들어가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납입 기한을 앞당긴 것이다.”

-80년대 초 신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전력이 있는데….

“서울시 국장으로 있을 때 차출됐다. 나는 실무자로 일했을 뿐이다.”

-추진력이 강한 반면 관료적이라는 평도 있는데….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일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부산 경제 침체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 않나.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등을 거치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취임 당시 부산은 되는 것도 없고 희망도 없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 목표를 뒀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고 애썼다. 제조업과 전시컨벤션업도 많이 유치했다. 지금은 한 달에 350여개의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부산은 교통지옥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신항에서 명지대교 남항대교 북항대교 광안대로 경부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해안순환도로를 조기에 건설할 것이다. 또 대중교통 환승 할인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대중교통체계를 혁신하겠다.”

부산〓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안상영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38년 11월 18일
현주소/평수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56 현대아파트 79동 904호(68평형)
병역육군 일병(학사병 입대·2대 독자)
재산56억5565만원
납세 실적(99∼2001)2억1097만원(소득세 1억9651만원, 재산세 289만원, 종합토지세 1156만원)
주요 경력부산고, 서울대, 한양대 행정대학원, 서울시 도로국장 도시계획국장 종합건설본부장, 부산시장(관선) 해운항만청장, 부산매일신문사장, 부산시장(민선2기)
종교불교

▼민주당 한이헌 “가덕도 경제특구 추진”▼

민주당 한이헌(韓利憲) 부산시장후보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부산 경남(PK) 지역의 대선 교두보 마련을 위해 긴급 투입한 ‘구원투수’이다. 그러나 그의 전력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92년 대선 때 당시 민자당 김영삼(金泳三) 대통령후보의 ‘경제 가정교사’를 맡으면서 승승장구했던 한 후보는 95년 한보사태 때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홍인길(洪仁吉) 당시 대통령총무수석비서관의 부탁을 받고 산업은행에 대출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였다.

이에 대해 그는 “한보문제는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파헤쳤고 여야가 참여한 국회 청문회도 거쳤다. 나는 아무런 혐의나 연관이 없음이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한 후보는 80년 신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에 근무한 경력도 있다. 그는 지난달 중순 부산일보 인터뷰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되자 “국보위 운영분과위원으로 있으면서 경제기획원 개혁과제 가운데 하지 못했던 것을 국보위의 힘을 빌려 실현시킨 것이 많았다. 공정거래법 제정도 그중 하나이다”며 국보위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산 경남지역의 ‘노사모’ 회원들과 가진 인터넷 채팅 토론회에선 “국보위의 잘못된 활동에 비춰볼 때 당시 고통받은 민주시민과 그 가족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국보위의 과오를 인정했다.

-YS 때 대통령경제수석을 지냈는데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않나.

“95년까지 경제수석을 했는데 2년 뒤인 97년 말에 IMF가 터졌다. 나도 책임을 느끼나, IMF 관리체제에 대한 직접적이고 집단적인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를 은퇴한다고 선언했다가 이번에 복귀했다.

“나는 경제관료로 30년을 지내왔고, 노무현 후보는 민주화를 위해 젊음을 바쳤다. 지금은협량(狹量)의 정치에서 벗어나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면제처분을 받았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가정교사를 하며 부모님과 형제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힘든 생활을 하다 기관지염에 걸려 군복무를 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67년 한국은행 입행시험도 합격해놓고 신체검사에서 떨어졌다.”

-정부가 추진 중인 투포트(two-port) 시스템, 즉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정책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

“동북아 허브항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싱가포르 및 상하이의 경쟁이 치열한데 투포트 시스템을 선택하는 바람에 경쟁력이 뒤져 있다. 광양항을 부산항의 보조항으로 자리매김하자는 것이다.”

-부산 신항만 배후부지에 1000만평 규모의 경제특구를 조성한다는 공약은 이미 부산시가 정부와 4월부터 협의 중인 사안이다. ‘재탕공약’ 아닌가.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특구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라는 프로젝트의 기본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와 백화점 호텔로 뒤덮인 센텀시티를 지정 후보지에 포함시켜 놓은 것이 단적인 예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부산은 금융 물류 정보 문화 영상산업과 같이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단지로 전환해야 한다. 마산 창원 등 주변 도시들과 산업연계체제를 구축하고 부산항을 세계적인 메가 허브항으로 키우기 위해 가덕도 신항만 배후지 1000만평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도록 하겠다.”

부산〓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한이헌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44년 5월 11일
현주소/평수부산 수영구 수영동 541 현대아파트 111동 705호(32평형)
병역면제(만성기관지염)
재산-4578만3000원
납세 실적(99∼2001)1089만원(소득세 945만3000원, 재산세 73만4000원, 종합토지세 70만3000원)
주요 경력경남고, 서울대 경제학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 경제보좌역, 공정거래위원장, 경제기획원 차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15대 국회의원(부산 북-강서을)
종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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