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검증 인터뷰]<4>제주지사

  • 입력 2002년 6월 3일 18시 31분


▼한나라당 신구범▼

한나라당 신구범(愼久範) 제주지사후보는 96∼97년 제주지사 재직 당시 관광지구 지정 청탁과 함께 사업자로부터 뇌물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2000년 9월 구속됐다.

구속적부심으로 사흘만에 석방된 신 후보는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경선 불복과 축협 통폐합 반대에 대한 괘씸죄로 여권이 ‘30억원 뇌물설’을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재판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신 후보는 99년 8월 ‘국회 할복기도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축협중앙회장이었던 그는 농협 축협 등의 통폐합에 반대하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회의장에서 흉기로 자신의 배를 30㎝나 긋는 자해소동을 벌였다.

그는 할복 기도 후 “이 방법 이외에는 법안을 저지할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없었다”고 밝혔으나, 그의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돌출 행동’이라는 부정적 시각과 ‘소신 행동’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엇갈린다. 그는 95년 초대 민선 제주지사 시절에도 시의회와 마찰이 잦은 편이었다.

신 후보는 95년 제주지사 선거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98년 제주지사 선거 때는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이번에는 다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

-경선에 불복한 적이 있는데….

“경선 불복은 분명한 잘못이고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다시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지금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구도이며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개혁에 저항하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국회 할복기도’에 대해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된 개혁에 맞선 것이다. 당시 축협의 수장으로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책임지고 싶었다. 그러나 방법이 과격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성격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선거에 낙선한 뒤로 많은 것을 생각했다. 계획을 세우고 의견을 수렴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하지만 일단 결정된 일은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제특별자치구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가능한 일인가.

“중장기적인 목표이다. 정부도 이 같은 지역발전전략의 시범시행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5년 동안 50조원을 오키나와에 투자한다.”

-5대 도민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는데….

“‘삼다수’는 이미 국내 샘물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그러나 시장경쟁력은 있지만 경영마인드가 부족하다.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 그 외에 컨벤션센터 관광복권 풍력발전 제주교역 등의 도민기업을 우량기업으로 만들어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제주개발투자기금을 적립하겠다.”

-4·3사건과 관련해 어떤 정책을 생각 중인가.

“특별법을 개정하도록 노력하겠다. 대통령의 공식입장 표명, 평화재단 설립, 유골 발굴 및 수습, 추념일 제정 등의 사업을 추진하겠다.”

-현재 감귤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생과일로 승부해야 한다. 가공 중심의 감귤정책은 경쟁력이 없다. 생과일 중심의 정책으로 가져가되 단기적으로는 가격정책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근민 후보와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제주지역사회가 양분되고 있는데….

“법과 원칙을 지키면 지금처럼 갈등과 분열이 생기지 않는다. 공무원 신분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노력하겠다.”

신구범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42년 2월 2일
주소/평수제주 제주시 일도2동 329-8 정진아파트 601호, 62평형
병역육군 하사 전역
재산2억9255만원
납세실적(1999∼2001)1039만8000원(소득세 987만8000원, 재산세 30만6000원, 종합토지세 21만4000원)
주요 경력제주 오현고 수료, 육사 4년 중퇴, 행정고시 5회 합격, 제주도 지역계획과장, 농림부 기획관리실장, 29·31대 제주지사, 축협중앙회장
종교기독교

제주〓성동기기자 estrit@donga.com

▼민주당 우근민▼

민주당 우근민(禹瑾敏) 제주지사후보는 올해 초 ‘집무실 성추행’ 논란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여성단체 간부인 고모씨(44·여)는 1월25일 당시 우 지사가 집무실에서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고, 우 후보는 “어깨에 손만 얹었을 뿐이다”며 고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손이 가슴에 닿은 것은 사실로 보여지지만 단추를 풀고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여성계는 우 후보에게 계속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여성부가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3월에 있었던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팀의 중간수사발표 때는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가 99년 한국전자복권 측의 부탁을 받고 제주도에서 발행하는 관광복권 판매권과 관련해 우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우 후보는 “이씨로부터 전화를 받고 관계자에게 설명을 들어보도록 지시한 적이 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제주도는 2000년 9월 한국전자복권과 즉석식 관광복권 인터넷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성추행 논란에 휘말린 것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검찰수사 결과에 아쉽고 억울한 점이 있지만 검찰 판단을 존중해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밝혔다. 정치인이 대중과 접촉하면서 행동으로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친근감의 표시로 어깨를 다독거린 것뿐이다. 이 사건은 배후세력의 음모에 의한 것이다.”

-98년 지사 취임 초기 외자 36억500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는데 실적이 부진하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투자부적격국이 되는 바람에 외자유치가 부진했다. 특히 제주지역의 사업여건은 더욱 열악했다. 투자의향서 접수는 8개 업체 36억5000만달러에 이르나, 집행된 실적은 3088만달러에 불과하다.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신고된 규모는 25억900만달러에 이른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계획이 수립되면서 외국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임기 중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졌는데….

“4·3사건 해결에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요하다. 진상을 규명한 뒤 정부가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도민에게 사과하고 피해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4·3 평화상’을 제정하고 생활이 어려운 4·3사건 유가족에 대한 학자금 지원과 4·3 평화공원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

-최근 수년간 감귤 값이 떨어져 제주 농민들이 타격을 입었다.

“IMF 위기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수입자유화에 따라 외국산 과일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감귤 가공산업 육성, 비상품 감귤에 대한 시장격리, 정부 수매, 산지 폐기 등의 대책으로 감귤 가격을 안정시키겠다. 또 감귤 가공상품을 다양화 고급화하고 대체작목을 개발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

-2011년에 도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는데 가능한 얘기인가.

“일자리 9만개, 도민총생산 11조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계획이 원활하게 추진된다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다.”

-벤처기업이 제주에 있으면 어떤 점이 유리한가.

“제주국제자유도시 계획의 7대 선도프로젝트 중 하나인 첨단과학기술 단지가 조성되면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기본 인프라가 갖춰진다.”

우근민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42년 11월 4일
주소/평수제주 제주시 이도2동 408-6 은경빌딩 502호, 38평형
병역육군 소령 예편(군번 197570)
재산6억686만원
납세실적(1999∼2001)2101만9000원(소득세 2026만5000원, 재산세 40만원, 종합토지세 35만4000원)
주요 경력제주 성산수산고, 명지대 행정학과, 경희대 행정대학원 졸업, 총무처 인사국장, 남해화학 사장, 총무처 차관, 27·28·32대 제주지사
종교불교

제주〓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민주국민당 신두완▼

민주국민당 신두완(申斗完) 제주지사후보는 9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지사선거 도전이다. 그는 1963년 제6대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국회의원 선거에도 7차례 출마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신 후보는 “부패정권을 타도하고 새로운 선거문화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거리유세 때마다 91년 7월 윤보선(尹潽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장에서 자신이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에게 “당신이 있을 자리가 아니다”며 삿대질한 것을 얘기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 후보는 △지사 관사를 복지후생관으로 전환 △땅투기꾼 근절 △감귤소득 증대 △항공요금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또 지사에 당선되면 월급과 판공비 전액을 불우 이웃에게 나눠주고 무보수 지사로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신두완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29년 12월15일
주소제주시 이호1동 542의2
병역육군하사 명예제대
재산36억680만원
납세실적(99∼2001)1441만8000원
주요 경력홍익대 법학과 졸업,윤보선 대통령 보좌역,민권당 사무총장, 민국당 당무위원
종교가톨릭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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