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살아보니]진 W 한/삶의 추진력도 히딩크처럼

  • 입력 2002년 5월 28일 18시 35분


설기현이 대 프랑스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었을 때 전국은 흥분의 도가니였고 기쁨의 환호성이 각처에서 들렸다. 한국이 잠시나마 프랑스를 2 대 1로 역전한 순간이었다.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우승이 가장 확실시되는 국가 중 하나가 아닌가. 어떻게 1년 만에 이토록 한국이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 성공적인 변화의 비밀은 무엇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팀 발전의 중심에 있으며 한국 축구의 기량을 향상시켰다. 첫째, 히딩크 감독은 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그는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간 많은 경기 내내 선수들의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는 것을 고수했다. 둘째,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기초체력부터 단련시켰다. 그는 재빨리 각 선수와 팀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약점은 향상시키고 강점은 강화시켰다. 마지막으로 히딩크 감독은 이 확실한 비전과 탄탄하게 쌓은 기초를 실행시킬 능력이 있었다. 이러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한국 선수들은 프랑스를 맞아 두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으며 수비 또한 환상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이 월드컵을 앞두고 정한 목표 중 하나는 16강 안에 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 외에는 별다른 특별한 목표도 방법도 없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팀이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각 선수들은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있었다. 그랬기에 그는 무명의 많은 선수들을 대표팀에 선발할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선수들이 경력에 따라 승진하는 듯한 이전의 방법과는 달리 히딩크 감독은 개인의 기량에 따라 선수들을 선발했기에 박지성이나 송종국 같은 새로운 선수들을 대표팀에 합류시킬 수 있었다.

우리도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명확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 일단 우리의 목표를 확실히 인지하면 히딩크 감독이 그랬듯이 냉철하고 확고한 마인드로 그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집을 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 아마 친구들하고 어울려 놀고 술 마시고 싶은 유혹들을 내 집 장만하는 그 날까지는 참을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모두 비전을 갖고 있지만 때로는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 어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사업구상을 하지만 그들 중 단지 1%만이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나머지 99%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계획을 두려움이나 게으름, 또는 어떤 이유를 들어 실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골을 넣기 위해서 선수들은 슛을 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액션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행사인 한국 월드컵을 가까이서 보는 것은 나에게는 큰 기쁨이다. 나는 한국팀이 대단하다고 믿으며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한국팀이 16강뿐만 아니라 결승까지 가게 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훈들이 단지 축구에만 머물지 않길 바란다. 국제적인 나라, 국제적 수준의 개개인이 되기 위해서 우리도 앞으로 당당히 나가자.

▽진 W 한은 누구?▽

올해 38세. 미국 UCLA를 졸업한 뒤 15년 간 시스템 매니저먼트와 컨설팅에 종사해왔다. 2년 전 시벨시스템즈(Siebel Systems) 한국 지사에 합류해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면서 고객관리(CRM) 방면 수석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

진 W 한 시벨시스템즈 코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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