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江南오피스텔 잔치 끝났나

  • 입력 2002년 5월 26일 17시 20분


‘잔치는 끝났다.’

서울 강남 오피스텔 시장에 ‘임차인 확보’ 비상이 걸렸다. 한때 은행금리를 훨씬 웃도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이 막상 입주가 시작되자 세입자가 없어 공실(空室)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입주하는 강남구 역삼동 D오피스텔은 전체 물량 대부분이 월세 매물로 나와 있지만 거래는 전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오피스텔은 2000년 4월 분양됐다. 당시만 해도 연간 20% 이상 수익률이 기대됐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두 달 전부터 월세 매물이 나와 있지만 찾는 이가 없어 적체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미 완공된 인근 오피스텔도 마찬가지. 한 번 매물이 나오면 석 달 이상 적체되기 일쑤다.

매물 소진이 더딘 이유는 비싼 임대료 때문. 16평형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 월 100만∼11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분양가가 1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연 10% 수익이라도 건지기 위해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계약자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개인이 주거비로 매달 100만원가량을 부담하기는 무리라는 지적. 더구나 내부 평면이 주거용으로 꾸며져 있어 법인 사업체가 사무실로 쓰기에도 적당치 않다.

그나마 지금은 사정이 낫다. 2004년까지 강남에 새로 완공되는 오피스텔은 1만실이 넘는다. 대규모 공급과잉 사태가 염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F컨설팅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는 분양 당시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임차인 확보를 책임지겠다는 조건을 내건 만큼 앞으로 계약자들과의 갈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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