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호텔들 객실 채우기 대책 마련 고심

  • 입력 2002년 5월 10일 15시 30분


월드컵 기간에 전국 관광호텔의 객실 예약권을 독점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숙박대행업체 바이롬(Byroms)사가 당초 확보했던 객실의 약 70%를 반환함에 따라 호텔들이 갑자기 늘어난 빈 방을 채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호텔들은 예약객을 유치하기 위해 객실료를 대폭 낮춰주는가 하면 월드컵조직위원회(KOWOC) 등 관련기관은 월드컵 관광객을 끌어모으는데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넘치는 객실=바이롬사가 지난해 확보한 전국 220여개 관광호텔의 객실은 약 79만6000객실(객실 수×숙박일 수)로 전체 객실의 약 70%에 달했다.

바이롬사는 그러나 지난해 10월 31일 17만2000객실을 해지한 이래 올 4월 30일까지 8차례에 걸쳐 모두 56만3000객실을 해지했다.

바이롬사는 '4월 30일까지 해약하면 위약금을 물지 않는다'는 계약 조건에 따라 전혀 위약금을 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국의 관광호텔들은 현재 월드컵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 6월의 평균 객실판매율인 80∼90%에 훨씬 못미치는 50∼70%의 객실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대책을 찾아라=호텔과 KOWOC 등 관련기관들은 월드컵 경기 관람객들의 경우 이미 예약을 마쳤을 것으로 보고 일반 관광객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바이롬사가 구체적인 해약 상황을 통보해주지 않아 차질을 빚었다"면서 "과거 예약을 요청해 왔던 거래처나 여행사들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K호텔의 경우 객실료를 20% 정도 낮춰 판매하는 등 대부분의 호텔이 객실료를 10∼30% 낮춰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OWOC는 월드컵 관광객 유치를 위해 1일부터 일본 중국 유럽 등지에 미국 CNN 방송을 통해 30초와 60초짜리 월드컵 홍보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관광상품을 기획해 판촉에 나섰다. 공사측은 경품 제공 및 객실료 인하도 옵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공사측은 또 중저가 숙박업소를 인터넷에서 소개하는 '월드인 시스템'에 호텔도 참여토록 하는 한편 지난달 16일 전국 관광호텔 대표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불투명한 전망=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게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중견 여행사 S사 관계자는 "바이롬사가 푼 객실은 경기가 없는 날이 많아 상품성이 없다"고 말했다. 월드컵을 보지 않는 일반 관광객이 휴가철도 아닌 6월에 왜 오겠냐는 것. 해약한 날짜가 너무 촉박해 새 상품을 기획하기가 어려운 점도 악재다.

KOWOC 이윤재(李潤宰) 운영국장은 "예상보다 월드컵 사업권자나 각국의 언론사가 예약을 하지 않아 해약 물량이 많았다"며 "이들이 개막을 앞두고 속속 입국하면 객실 판매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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