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인가 초등학생들에게 8일 어버이날을 전후해 3∼4일 동안 효도체험 학습이란 명분 아래 효도방학을 한다. 요즘 맞벌이 안 하는 주부가 몇 명이나 될까. 모든 스케줄이 엄마의 퇴근시간에 맞추어져 있는 아이들이 느닷없이 방학을 하게 되면 직장여성들에겐 대책이 없다. 더구나 효도방학 동안의 체험기 기록은 또 엄마의 숙제로 고스란히 남는다. 직장을 다니는 여성은 아이들이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 동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이곳저곳 아이 맡길 곳을 알아보느라 부산하다. 이건 효도방학이 아니라 ‘불효방학’이다. 효도방학을 만든 취지는 아이들에게 효도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함이겠지만 효도방학이 철회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