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만루홈런 '꽝'

  • 입력 2002년 5월 2일 18시 02분


타자들에게 가장 짜릿한 순간이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만루홈런을 치는 것”이란 대답이 돌아온다.

‘국민타자’ 이승엽(26·삼성)이 2일 ‘그랜드슬램’의 짜릿한 손맛을 봤다. 대구구장에서 열린 2002프로야구 삼성-두산전. 7-2로 앞선 8회말 1사 만루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이승엽이 두산 왼손 김경태를 상대로 때려낸 공은 가운데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만루홈런. 대구구장 팬들이 열광한 것은 물론이었다.

이승엽이 그랜드슬램을 때려낸 것은 개인 통산 5번째.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으로 타격 페이스에 가속도가 붙은 그는 시즌 10호로 한화 송지만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 자리에 올랐다.

1일 연속경기를 두산에 모두 내줬던 삼성은 모처럼 방망이가 폭발하며 두산을 14-2로 대파하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올해 지독하게 승운이 안 따르던 삼성 선발 임창용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6경기째 만에 첫 승.

사직구장에서도 짜릿한 장면이 나왔다. 롯데는 3-3으로 맞선 9회 1사 1루에서 용병 해처의 대타 끝내기 2루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해처는 이 경기 전까지 41타수 3안타(0.073) 무타점으로 롯데 우용득 감독의 속을 썩였던 ‘애물단지’. 하지만 이날만큼은 끝내기 안타로 ‘효자 노릇’을 해냈다.

1, 2위가 맞붙은 수원 연속경기에선 기아와 현대가 1승씩을 나눠 가졌다. 기아는 첫 경기에서 6-9로 패했으나 2차전에서 현대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14-2의 대승을 거둬 4연패의 사슬을 끊고 선두를 되찾았다. 현대 신인 조용준은 1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연속경기 무자책점 행진을 28이닝으로 늘렸다.

잠실에서 LG는 SK를 3-2로 꺾고 4연승,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로 4위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사직〓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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