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4년만에 복귀… 10연패 도전하겠다”

  • 입력 2002년 4월 29일 22시 04분



“‘국수’는 한국 기사라면 누구나 듣고 싶은 칭호입니다.”

‘돌부처’ 이창호 9단도 29일 4년 만에 국수위에 복귀하자 얼굴에 홍조가 가득했다. 그동안 국내외 기전에서 100번 넘게 우승했지만 국수전 우승에 대한 감회는 남다른 듯했다.

이 9단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옛 동아일보사 광화문사옥)에서 열린 제45기 국수전 도전 5번기에서 종합전적 3 대 1로 조훈현 9단을 꺾고 국수위에 올랐다. 1990년 처음 국수를 차지한 이래 일곱번째.

지난해와 지지난해 잇따라 도전자 결정전에서 탈락했던 이 국수는 올해 조한승 5단을 꺾고 도전자가 됐다. 그는 도전권을 따낸 직후 “2년 연속 도전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 꼭 타이틀을 획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국수는 제1국에선 조 9단에 완패했으나 전남 해남에서 열린 제2국에서 2집반 신승을 거둔 이후 3, 4국에서 연승을 거뒀다. 그는 이날 대국에 대해 “조 9단이 좌하귀 패싸움에서 너무 적은 팻감을 써 이길 수 있었다”며 “조 9단이 최근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유창혁 9단에게 2 대 3으로 역전패당한 뒤 페이스가 떨어진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최근 도전기와 해외 대국의 폭주로 3, 4일마다 대국을 치르는 강행군을 하고 있으나 3년 전부터 치기 시작한 테니스 덕분에 체력은 자신 있다면서 “조 9단이 이룩한 국수전 10연패에 도전해보고 싶지만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대국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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