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황규연 익산장사 ‘들배지기’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08분


신창건설 신인 황규철이 8강전에서 LG 김경수를 꺾고 환호하고 있다.
신창건설 신인 황규철이 8강전에서 LG 김경수를 꺾고 환호하고 있다.
신창건설 씨름단의 날이었다.

21일 익산 원광대 문화체육관에서 벌어진 2002익산장사 씨름대회 지역 장사 결정전. 신창 씨름단 소속 선수들끼리 결승에서 만났다. ‘모래판의 귀공자’ 황규연과 ‘야생마’ 윤경호의 대결. 누가 이기더라도 소속팀에서 지역장사를 배출하게 된 신창건설의 이준희 감독은 느긋한 표정으로 이들의 대결을 지켜봤다.

게다가 이날 신창건설의 신인 황규철이 8강전에서 김경수(LG투자증권)를 꺾은데 이어 3-4위전에서 신봉민(현대중공업)이 기권하는 행운까지 겹쳐 2품(3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켜 신창으로서는 이번 대회의 ‘금메달부터 동메달까지’ 모두 휩쓴 셈이었다.

‘한솥밥 동료’간에 벌어진 결승전이었지만 승부는 한치의 양보가 없었다. 지난해 천하장사 황규연이 한수위 관록을 과시하며 3-1로 이겨 익산장사에 올랐다.

황규연은 첫 판에서 들배지기로 윤경호를 가볍게 모래판에 뉘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두 번째 판에서 윤경호의 번개같은 오금당기기가 나왔다. 윤경호는 황규철과의 준결승에서도 목감아치기와 끌어치기 등 백두급 선수들이 자주 쓰지 않는 화려한 손기술로 이미 톡톡한 재미를 본 상태였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윤경호는 더 이상 특유의 변칙적인 손기술을 쓸 기회가 없었다. 황규연은 세 번째 판을 덧걸이로 따냈고 네 번째 판에서는 다시 장기인 들배지기로 윤경호를 쓰러뜨렸다. ‘정통 씨름’이 ‘변칙 기술’을 누른 한 판. 황규연은 꽃가마에 오르며 지난달 용인장사 결정전 결승에서 이태현(현대)에 패해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을 씻었다.

한편, ‘모래판의 골리앗’ 김영현은 4강전에서 신봉민에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데다 지금까지 한 번도 패한적이 없었던 박성기(상비군)에게도 무너져 5품(6위)에 그쳤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익산장사순위〓①황규연(신창)②윤경호(신창)③황규철(신창)④신봉민(현대)⑤박성기(상비군)⑥김영현(LG)⑦정민혁(상비군)⑧김경수(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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