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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7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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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도 정도는 덜하지만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3개월 동안 8.6%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5.1%)보다 3.5%포인트 높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인 유니에셋은 7일 ‘1·4분기 아파트 시장 결산’을 내놓고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경향이 어느 때보다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폭등한 서울 아파트 값〓지역별로는 송파(19.1%) 강남(16.9%) 양천(16.1%) 서초(16.0%) 강서구(15.0%) 순으로 많이 올랐다. 모두 강남권과 강서권에 속하는 지역이다.
송파는 주공 4단지가 재건축 우선 단지로 선정돼 가격이 급등한데다 주변 단지도 동반 상승한 까닭에 상승률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강서권은 가양대교 개통과 지하철 9호선 착공이라는 호재가 집값을 끌어올렸다. 특히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실수요층 움직임이 활발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북권은 광진(12.8%) 중랑(10.2%) 노원구(9.5%)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광진구는 지리적으로 강남과 가까워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평형별로는 20평형 미만이 19.9%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20평형대는 12.4%, 30평형대는 11.9%로 집계됐다.
신도시 중에서는 분당이 14.7%로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이어 평촌(12.6%) 일산(10.7%) 중동(10.5%) 산본(6.2%)의 순. 서울과 달리 20평형대(13.5%)와 30평형대(13.3%)가 주로 올랐으며 20평형 미만(9.81%)은 상승폭이 덜했다.
분당은 매물이 많지 않은데다 서울 강남에서 이사오는 수요와 삼성물산 본사 이전이 겹치면서 상승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에서는 구리(18.7%) 과천(18.3%) 군포(14.2%) 광명시(13.4%) 등 서울과 신도시 인접지역에서 상승폭이 컸다.
▽전세대란은 비켜가〓어느 때보다 전세난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작년과 같은 ‘대란(大亂)’은 없었다. 유니에셋 김학용 팀장은 “전세금이 워낙 많이 올라 ‘아예 집을 사자’는 매수세 전환이 많았던 데다 수요가 한 시기에 몰리기보다는 고루 분산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구로(12.9%) 영등포(12.6%) 광진(12.4%) 동작구(11.6%) 등 강서권은 오름폭이 컸다. 강남권은 재건축이 시작되는 잠실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하면 전세난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도시의 1분기 전세금 상승률은 평균 6.8%. 일산(9.8%) 중동(7.6%) 평촌(5.8%) 산본(5.8%) 분당(5.3%) 순이었다.
수도권에서는 고양(11.4%) 과천(10.7%) 하남(10.3%) 광주(9.8%)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30평형대(7.3%)와 40평형대(8.2%)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기준시가와 격차 여전〓집값이 워낙 단기간에 폭등한 탓에 국세청이 새로 고시한 기준시가도 시세를 따라잡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현재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3단지 17평형 매매가는 4억4250만원. 새로 고시된 기준시가는 2억9750만원으로 1억4500만원이나 차이 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29평형도 기준시가(2억1450만원)가 매매가(4억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국세청은 호가보다는 실거래가격을 위주로 조사했기 때문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올 초에는 집값이 한달 새 수천만원 오르기도 한 만큼 조사시점에서 이를 모두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했다.
▽주택투자 더 신중해야〓1분기가 가격 급등기였다면 2분기부터는 거래 부진과 가격 안정이 주택시장의 특징이 될 전망이다. 강도 높은 집값 안정대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거래를 꺼리고 있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신중한 내집마련 작전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집값이 떨어진다면 매입기회가 많아지지만 지금은 보합상태가 장기간 유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포시즌컨설팅 정성진 본부장은 “서울 강남이나 전세수요가 많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아파트를 고르기가 쉽지 않은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주요 아파트 | ||||||
| 위치 | 아파트 | 평형 | 매매가(만원) | 상승률(%) | 비고 | |
| 1월 4일 | 3월 29일 | |||||
| 관악 신림 | 강남 | 14 | 7,750 | 11,250 | 45.2 | 재건축 기대 |
| 강남 대치 | 선경조합 2차 | 31 | 33,000 | 46,500 | 40.9 | 주변에 비해 저평가 |
| 강남 역삼 | 영동주공 3단지 | 13 | 21,000 | 29,500 | 40.5 | 재건축 사업승인 임박 |
| 강남 도곡 | 진달래 1차 | 24 | 25,500 | 35,500 | 39.2 | 재건축 추진 |
| 강남 삼성 | 상아 2차 | 29 | 29,500 | 40,000 | 35.6 | 재건축 기대 |
| 서초 잠원 | 한신 6차 | 35 | 33,000 | 44,500 | 34.8 | 매물 부족, 호가위주 상승 |
| 서초 잠원 | 한신 4차 | 35 | 34,000 | 45,500 | 33.8 | 매물 부족, 호가위주 상승 |
| 송파 풍납 | 토성 현대 | 21 | 11,250 | 15,000 | 33.3 | 주변에 비해 저평가 |
| 강동 길 | 진흥 | 20 | 11,250 | 15,000 | 33.3 | 재건축 기대 |
| 강남 도곡 | 주공1차 | 10 | 30,500 | 40,500 | 32.8 | 재건축 추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