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서장훈-김승현 "MVP 양보 못해"

  • 입력 2002년 3월 15일 18시 16분


국내 최고의 센터 서장훈(28·SK 나이츠)에게 올시즌은 프로데뷔이후 가장 중요한 해였다.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모든 팀에 부각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

서장훈은 실제로 ‘내가 이만큼 하는데 당신들은 과연 지갑을 얼마나 열것이냐’고 시위라도 하듯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야투 자유투등 무려 5개 부문에서 국내선수 1위에 오르는 등 역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당연히 주위의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장훈〓MVP’란 등식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바로 김승현(동양 오리온스)이란 걸출한 신인이 서장훈의 활약상을 가렸기 때문.

드래프트 3순위로 프로무대를 밟은 김승현은 사실상 올시즌 관중동원을 책임진 ‘최고 히트상품’이었다. 단신(1m78)을 현란한 개인기로 극복하며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농락한 것도 신세대들의 기호에 딱 맞았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외국인 선수들이 판치는 현실도 ‘김승현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필요충분조건이었다.

‘할만큼 다 했다’고 자부하는 서장훈이 꿈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김승현이란 후생에 밀려 신인왕 악몽에 이어 또 다시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신세가 될지는 17일 가려진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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