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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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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중인 특별검사팀은 김씨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거액의 돈이 이수동(李守東)씨 등 아태재단 전현직 관계자들의 계좌에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아태재단은 급여 체계를 연봉제로 바꾸면서 김 부이사장이 모자라는 돈을 김씨에게서 빌렸고 일부가 이씨에게 건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백억원대의 후원금을 거둔 아태재단이 급여를 빌려서 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어려웠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자금거래라면서 왜 굳이 차명계좌를 사용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김씨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시로 몇 천만원씩 빌려 주는 사이”라고 했는데 대통령 아들이 무슨 일로 그 같은 거래를 했는지 궁금하다. 듣기에 따라서 김씨가 김 부이사장에게 수시로 거액의 돈을 전달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이러한 비리의혹들을 아태재단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우리는 이 대목에서 김씨가 어떻게 그처럼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 혹시라도 현 정권 들어 김 부이사장과 아태재단의 이름을 팔아 각종 이권에 개입해 온 것은 아닌지, 돈의 성격이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 김씨는 특히 위성방송 몇 개 채널을 운용하는 서울음악방송의 대표인데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이 방송사 설립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도 규명돼야 할 것이다.
김 부이사장의 고교 및 ROTC 동기인 김씨는 현 정권 들어 김 부이사장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을 사실상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이든 제도권 검찰이든 두 사람 사이에 비리 커넥션이 있다면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김씨도 피해만 다닐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 아들과 친구가 세상을 이처럼 어지럽혀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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