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국민은행 먼저 웃었다

  • 입력 2002년 3월 6일 17시 46분


국민은행 신정자(왼쪽에서 두번째), 신세계 정선민(왼쪽)등이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 신정자(왼쪽에서 두번째), 신세계 정선민(왼쪽)등이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 세이버스가 사상 첫 여자프로농구 챔피언에 한발 다가섰다.

국민은행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뉴국민은행배 2002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신세계 쿨캣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75-64로 승리해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71%.

평소 인상이 굳어 있기로 소문난 박광호 감독도 이날 승리가 확정되자 껄껄 소리내 웃었다. 이겼다는 것뿐만 아니라 팀이 정규 시즌 때도 잘 보여주지 못했던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보여줬기 때문.

이날 국민은행의 주득점원은 확률 높은 골밑슛을 과시한 외국인 선수 셔튼브라운(23점 14리바운드). ‘오토바이 가드’ 김지윤(15점 5어시스트)이 돌파하는 척하면서 던져주는 패스를 셔튼브라운이 넙죽넙죽 받아 어김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또 이날 국민은행 4년차 센터 신정자(1m85)는 팀 승리의 보이지 않는 일등공신이 됐다.

신정자는 키가 똑같은 마산여고 6년 선배 정선민을 그림자수비로 꽁꽁 묶은 것.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신정자의 밀착마크가 이어지자 정선민은 전반에 단 8점에 그쳤고 정선민은 이후 반칙이 늘어 4쿼터 시작 1분12초 만에 5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신세계는 3쿼터에서 앞선에 3명이 서고 골밑에 센터 2명이 붙박이로 있는 ‘3-2 지역방어’로 10점 넘던 점수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팀의 주포가 자리를 비우자 조직력이 급속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신세계가 주춤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최위정이 미들슛을 쏘아 수비를 끌어낸 뒤 셔튼브라운이 골밑을 공략하는 식으로 득점을 쌓았다.

결국 경기 종료 4분15초 전 최위정의 패스를 받은 ‘공주 슈터’ 김경희가 코트 오른쪽 끝에서 쏘아올린 3점슛이 림 안으로 빨려들어가자 점수는 66-58로 크게 벌어졌고 신세계 이문규 감독은 체념한 듯 고개를 돌렸다.

천안〓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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