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 올해 A등급 전망

  • 입력 2002년 3월 1일 15시 28분


한국이 이르면 올해안에 국가신용 A등급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 투자은행 JP모건은 1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한단계 상향조정할 것이며 올해말이나 내년초 신용등급을 한단계 더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의 A등급을 회복, 채무 우량국으로 올라서게 된다.

▽A등급 회복의 청신호=JP모건은 이날 A등급을 재탈환하는 한국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무디스가 이달중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1으로 한단계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JP모건은 또 한국의 신용등급은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Baa1에서 한단계 추가상승해 A등급 국가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상향조정의 근거로 한국의 대외 유동성과 국가채무 등 지표가 A등급 국가와 비슷하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 채무비율은 98년 50%에서 현재 28%로 크게 떨어져 BBB 등급 국가의 중간치(47%)보다 낮은데다 A등급 국가의 중간치에 비해서도 조금 높은 상황이라는 것.

GDP대비 정부 부채비율도 20% 수준으로 BBB등급이나 A등급 국가의 중간치인 39∼41% 수준에 비해 크게 낮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무디스가 2월6일 한국을 긍정적 평가대상(Positive Watch list)에 올렸으며 이 대상에 오른 국가중 75%는 91일 안에 신용등급이 상향조정 됐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도 이달중 한국에 실사단을 파견, 올해안에 등급 조정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피치는 외환위기 이후 급락했던 한국의 신용등급을 다른 평가기관에 앞서 BBB+로 상향조정한 기관. 2년간 실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간의 국가채무 개선 등을 고려하면 올 4∼5월 중 피치도 등급을 A로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등급 회복의 효과=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조금씩 상향조정돼 왔으나 우량등급 으로 볼 수 있는 A등급 회복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권태신(權泰信)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A등급으로 회복된다면 국제사회에서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상승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것" 이라면서 "특히 일본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으며 중국은 현상유지 상태여서 한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 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98년 미국 프랑스 등과 같은 최고등급 Aaa였던 일본의 신용등급을 작년 대만 홍콩 등과 같은 네 번째 등급(Aa3)으로 단계적으로 떨어뜨렸다. S&P도 일본을 포르투갈과 같은 세 번째 등급(AA)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지난달 추가로 낮출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경쟁국인 중국도 BBB등급(S&P 기준)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어서 신용등급의 차이를 두단계로 벌릴 수 있는 기회다.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현실적으로 기업들의 해외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한단계 상향조정될 때마다 해외차입금 가산금리가 보통 0.25%포인트 정도 떨어지며 기업들의 차입비용이 연간 5억달러 정도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와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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