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액센추어 매치]서덜랜드-맥카론 '우정 대결'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36분


‘스타들의 무덤’이 된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550만달러)이 ‘동네 잔치’가 됐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라코스타CC(파72)에서 잇달아 열린 준준결승과 준결승. 같은 새크라멘토 출신인 62번 시드 케빈 서덜랜드(38)와 45번 시드 스콧 맥카론(37·이상 미국)은 나란히 결승에 오르며 거센 돌풍을 이어갔다.

1회전에서 세계 3위 데이비드 듀발(미국)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던 서덜랜드는 8강전에서 6번 시드 데이비드 톰스(미국) 마저 3홀 남기고 2홀차로 이겼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던 듀발과 PGA챔피언십 우승자 톰스를 제압해 ‘메이저 챔피언 킬러’로 자리잡은 서덜랜드는 4강전에서는 47번 시드의 브래드 팩슨(미국)을 1홀차로 제쳤다.

서덜랜드의 동향 1년 후배인 맥카론 역시 전날 16강전에서 세계 4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를 제압한 여세를 몰았다. 이날 준준결승에서 28번 시드의 톰 레먼(미국)을 4홀 남기고 3홀차로 여유 있게 누른 뒤 폴 아이징어(미국)를 1홀차로 꺾고 결승 티켓을 따낸 것.

17번홀까지 아이징어와 승부를 못 가린 맥카론은 18번홀에서 천금같은 12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숨가쁜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지낸 서덜랜드와 맥카론은 25일 100만달러나 되는 우승 상금을 놓고 마지막 36홀 매치플레이를 펼친다. 맥카론이 이길 경우 미국 서부 지역 대회 성적으로 매기는 웨스트코스트 스윙의 포인트에서도 1위에 올라 50만달러의 보너스를 추가로 챙기게 된다. 우정 어린 한판 대결을 앞두고 이들은 고교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한바탕을 설전을 벌였다. 1982년 시카고에서 열린 한 대회 결승에서 둘이 맞붙어 맥카론이 역전패를 당했다는 것. 맥카론은 “그때 패배를 설욕할 기회가 20년 만에 찾아왔다”며 승리를 다짐했다.당시 우승하고도 핫팬츠 같은 바지 차림으로 맥카론에게 두고두고 놀림을 당했던 서덜랜드는 “옛 일을 떠올리며 다시 결승에서 붙게된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잇단 불운으로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한 아이징어와 팩슨은 결승전에 앞서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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