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 에세이]모든 아이는 영재입니다

  • 입력 2002년 2월 17일 17시 32분


최은
처음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찾게 된다. 혹은 평소 생활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점을 사업으로 구체화해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시키기도 한다.

15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창업을 결심했을 때 나 역시 적절한 사업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오랜 방송생활의 경험을 살려볼 것인가, 공연기획자로서의 능력을 활용할 것인가 등 여러 생각이 머리를 떠돌았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잘 아는 분야’가 아닌 ‘부족하다고 느꼈던 분야’에 도전해보자는 것이었다. 엄마로서 아이들을 키우며 고민했던 부분을 사업을 통해 이뤄보자는 결심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인터넷 교육 사업이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자녀 교육에 대한 요즘 부모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는 것이었다. 똑똑하게 키우겠다는 생각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행여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더욱이 올해는 국가가 영재를 발굴하고 키우겠다는 영재교육진흥법이 처음 시행되는 ‘영재교육 원년’이라 부모들의 조바심의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부모는 자녀에게서 영재성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학원교육, 특활교육 등 이런저런 수단을 동원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EBS누키클럽의 모토를 모든 부모에게 들려주고 싶다. ‘모든 아이는 영재입니다’라는 것. 부모들의 조바심을 자극하는 장삿속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사업가이기 이전에 나 역시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 이렇게 얘기를 한다. “영재는 지능지수만으로는 판별할 수 없다”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재능을 품고 있다. 사회성이 부족했던 아인슈타인이 과학 분야의 영재였다면 공부를 못했던 처칠은 사회성의 영재였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아이들이 갖고 태어난 저마다의 특별한 능력을 누키클럽은 ‘강점지능’이라고 부른다. 이런 강점지능을 발견해내는 것이 곧 영재성의 계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 아이의 강점지능을 찾아내기 위해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갖은 특기교육을 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 또 부모가 임의로 선택한 길로 아이를 무작정 끌고 가서도 안 된다. 이런 부모들의 고민을 모아 시작한 것이 인터넷을 통한 영재성 계발 교육 사업이다.

엄마로서 느꼈던 것들을 다른 부모와 나누는 일, 내 아이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즐겁게 강점지능을 찾도록 돕는 일은 ‘엄마 사업가’이기에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선택이었다.

최은 EBS누키클럽 / 누리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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