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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2월 14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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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는 증권거래소
3사중 최고령인 로이터는 1851년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 안에 사무실을 열었다. 처음 제공한 소식은 주가 시세와 증권가 뉴스. 이후 로이터는 미국 링컨 대통령의 암살소식 특종, 베를린장벽 철거 특종 등 전방위 취재의 통신사로 성가를 올렸지만 동서 냉전 종식 후에는 주특기인 경제뉴스 취재에 주력하고 있다.
1882년 문을 연 다우존스의 첫 사무실은 뉴욕증권거래소 근처 빌딩의 지하. 처음에는 손으로 쓴 소식지인 ‘플림지스(Flimsies·얇은 복사지, 전보라는 뜻)’를 월스트리트 일대에 돌렸다. 경제성장붐을 타고 회사가 급성장하자 다우존스의 창업자들은 전신을 통한 속보 중심의 다우존스 뉴스서비스와는 별도로 일간지를 내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1889년 창간된 ‘월스트리트 저널(WSJ)’.
블룸버그 뉴스는 두 강자가 시장을 섭렵해 온 지 1세기도 더 지난 후인 1990년에 탄생했다. 블룸버그 뉴스의 사무실은 월가와는 거리가 떨어진 뉴욕 맨해튼의 미드타운, 파크애버뉴에 있다. 그러나 1981년 블룸버그 뉴스의 모체인 블룸버그의 단말기, ‘블룸버그 혁신 마켓시스템(Bloomberg Innovative Market Systems)’이 놓였던 곳은 메릴린치증권의 트레이딩 룸이었다.
●CEO의 이름을 걸고
로이터(Reuters), 다우 존스(Dow Jones News Service), 블룸버그(Bloomberg News)는 모두 창업자 이름을 회사명으로 삼았다.
폴 줄리어스 로이터는 독일 아헨에서 런던으로 이민온 뒤 뉴스와 주가를 알리는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의 결정적인 동업자는 11세짜리 소년. 나이야 어쨌든 당시의 신기술인 ‘전신 전문가’였다. 전신 외에 속보를 위한 로이터의 또다른 기술병기는 ‘비둘기’였다. 당시 발목에 증권시세가 적힌 종이를 묶고 브뤼셀과 아헨을 오간 전서구들은 기차보다 6시간 정도 빨랐다.
1세기 후에 등장한 마이클 블룸버그는 뉴스산업 부문에서 훨씬 노련한 동반자를 만났다. 자신을 취재했던 월스트리트저널의 중견기자 매트 윙클러를 편집국장으로 영입했던 것. 블룸버그 뉴스의 시작으로 윙클러는 ‘친정’인 다우존스의 경쟁자가 되었다.
다우 존스의 이름에는 최초의 창업자 세사람 찰스 다우, 에드워드 존스, 찰스 버르그스트레서 중 버르그스트레서의 이름이 빠져 있다.
세 통신사의 창업주들은 경제정보와 뉴스가 만났을 때의 폭발적인 힘을 알고 있었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우리가 뉴스를 공급하는 이유는 우리의 단말기를 더 많이 빌려주기 위해서다. 뉴스가 좋을수록 블룸버그 단말기를 원하는 사람도 더 늘어날 것”(1995년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 중)이라고 그 핵심을 털어 놓은 바 있다.
●각축양상
3사의 경제 뉴스서비스는 이제 ‘뉴스’만으로 의미를 갖지 않는다. 종합금융정보 서비스의 일환으로 뉴스가 자리매김 됐기 때문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의 경우 자사의 종합경제정보를 판매하며 거기에 뉴스를 함께 제공한다. 로이터는 서구 주요국가들이 고정환율을 포기한 1973년부터 ‘로이터 모니터 환율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뉴스만이 아닌 종합금융정보 서비스에 한발을 내디뎠다. 후발주자인 블룸버그의 경우 역순이다. 즉 자체 개발한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 수익률 계산 등의 금융정보를 증권회사에 제공하다가 뒤늦게 뉴스산업에 뛰어든 것.
현재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각각 자사의 금융정보서비스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단말기를 고객에게 임대해주고 각종 정보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제공해 서비스료를 받는다. 뉴스는 서비스 중 일부로 제공된다.
한편 다우존스는 독자적인 단말기 서비스 대신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각 기관을 파트너로 삼아 여기에 자사 뉴스를 제공함으로써 뉴스 전달 창구를 다원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다우존스의 전통적인 동맹군은 AP(Associated Press). 이밖에 다우존스 뉴스를 싣는 국제적 규모의 금융정보서비스기관으로는 인포텍, 머니라인, 나스닥유럽, 텔레레이트 등이 있다. 경쟁사인 로이터와 블룸버그도 자사 서비스에 다우존스 뉴스를 싣고 있다.
로이터는 2001년 현재 97개국 210개 도시에 지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로이터 3000 엑스트라(Reuters 3000 Extra)’라는 최신 종합금융서비스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블룸버그는 84개 지국 1200여명의 기자들이 ‘블룸버그 프로페셔널’이라고 이름붙은 자사 단말기 서비스에 기사를 쏘아 올린다. 다우존스는 66개국 32만6000여명의 경제전문가들이 자신들의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집계한다.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