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한국 3번째 IOC현역위원 탄생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18분


박용성(朴容晟·62)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이 7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13차 총회에서 ‘세계 스포츠 외교관’으로 불리는 IOC 위원에 선임됐다.

김운용(金雲龍) 대한체육회장,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한국의 3번째 현역 IOC 위원(역대 8번째)이 된 박 회장으로서는 1982년 대한유도회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뒤 20년 동안 품어온 ‘꿈’을 이룬 셈이다. 박 회장이 이날 신임 IOC 위원 선서를 하는 동안 평소 유창한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것도 기쁨이 남달랐기 때문인 듯했다.

고 박두병 두산그룹 2대 회장의 3남인 박 회장은 한번 뜻을 둔 일은 반드시 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95년 승산이 없다던 IJF 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총회가 열린 일본 도쿄(東京) 마쿠하리 프린스호텔에서 참모들에게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서울 갈 생각을 말자. 모두 호텔 창 밖으로 뛰어내리자”며 독려한 끝에 당선된 것은 유명한 일화. 박 회장의 집무실에 걸린 좌우명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박 회장은 현재 두산중공업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구단주 등 국내외 70여개 단체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 이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 중에서도 틈틈이 익힌 사진촬영과 컴퓨터 실력은 전문가 수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을 모아 ‘세계의 가볼 만한 곳 101곳’이란 사진전을 열기도 했고 미국 유학시절 익힌 컴퓨터 실력으로 ‘두산세계대백과CD’ 제작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때는 앞선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기업 구조조정의 전도사’란 별명을 얻은 바 있는 박 회장은 일본의 입김이 드센 세계 유도계에 컬러 유도복 도입 등 개혁을 주도하며 IJF 회장에 재선돼 IOC 위원 선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 회장의 IOC위원 임기는 IJF 회장 임기가 끝나는 2005년 10월까지지만 IJF 회장에 재선될 경우 IOC 위원 임기도 연장된다.

박 회장은 “IJF 회장 자격으로 당선됐으니 유도를 통한 올림픽운동에 힘쓸 것이며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 관련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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