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엔 ‘냉전’ 없다?…北美긴장과 주가는 무관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2분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북-미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조정국면에 접어든 주식시장에도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경우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긴장이 고조됐더라도 증시에는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1993년 3월12일의 종합주가지수는 628.16으로 전날보다 2.09% 올랐다. 주가지수는 연초부터 하락세였지만 이 사건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7일 동안 8.67%, 30일 동안 14.88%가 올랐다. 이후 미국과 북한의 긴장이 계속됐지만 주가지수는 4월과 5월 각각 4.7%와 3.3% 올랐다.

94년 7월8일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주가지수는 0.34% 올랐다. 당일 지수는 948.96이었는데 석달 뒤인 10월 주가지수는 1000포인트를 넘었다. 99년 6월15일 서해교전이 발발하자 주가지수는 810.32로 시작해 803.72로 마감, 2.21% 내렸다. 그러나 이후 계속 올라 7월 초에 역시 1000포인트를 넘었다.세 시기는 대세 상승기였지만

대세 하락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정부는 4·11 총선 직전인 96년 4월5일 북한이 비무장지대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무장병력을 투입했다고 발표해 긴장이 고조됐다. 주가지수는 7일 0.02% 내린 877.03을 기록했으나 이후 오름세를 나타내 5월 초 990선을 넘었다.

신한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외국인투자가는 99년 서해교전 당시 대우사태를 이유로 주식을 순매도했을 뿐 나머지 세 시기에는 모두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며 “최근에도 외국인의 매매동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남북한 긴장국면의 주가 추이
사건발생일종합주가지수 등락률(%)대세사이클
당일7일후30일후
북한의 NPT 탈퇴 선언1993. 3.12+2.09+8.67+14.88 상승기
김일성 주석 사망1994. 7. 8+0.34+0.47- 0.06
북한의 판문점 무력시위1996. 4. 7-0.02+3.50+10.00 하락기
남북 해군의 서해교전1999. 6.15-2.21+8.12+ 6.21 상승기
7일과 30일은 거래일 기준. (자료:신한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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