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전회장 '가족 챙기기'…아들 엔론사 중역 기용 거액 연봉

  • 입력 2002년 2월 3일 18시 18분


케네스 레이 엔론 전 회장의 4일 청문회 출석을 앞둔 가운데 레이 전 회장의 아들과 누이가 엔론과 비밀 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뉴욕타임스지가 2일 보도했다.

신문은 레이 전 회장의 아들 마크(33)와 누이 샤론이 소유한 기업들의 회계장부와 관련인물들의 말을 인용해 1997년 이후 레이 전 회장 가족의 회사들이 엔론과 복잡하고도 은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엔론은 마크를 3년간 중역으로 기용하면서 최소 100만달러의 임금과 2만주의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특혜를 베풀었다. 레이 전 회장의 누이인 샤론은 휴스턴 소재 여행사 얼라이언스 월드와이드의 공동 소유주였으며, 이 여행사의 회계장부에는 전체 수입의 절반이 넘는 1000만달러를 엔론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마크와 샤론은 “어떤 거래에서도 부적절한 일은 없었다”며 유착 및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엔론사 경영진이 2000년 회사 순이익을 고의로 약 10억달러나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3일 전했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엔론의 파산신청으로 종업원들이 평생 모은 재산을 날리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주가 폭락기간에는 경영진의 주식처분을 금지하는 등 연금제도를 바꿀 것이라면서 개혁안을 일부 제시했다. 미국의 퇴직연금(401K) 가입자는 약 4200만명으로 총자산이 2조달러에 달하고 있다.

법무부는 전날 백악관을 포함한 모든 행정부처에 대해 엔론 경영진과의 접촉과 관련된 일체의 문건을 보존하도록 지시했다.

뉴욕〓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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