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소형아파트 강세 계속된다

  • 입력 2002년 1월 30일 17시 26분


올 주택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형주택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체들의 차별화 경쟁에 따라 아파트의 정보통신설비 고급화와 평면 설계의 다양화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년과 달리 올해는 지방 사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삼성 등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10개 대형업체의 아파트 분양 계획을 토대로 그려본 올해 주택시장 기상도를 정리해본다.

▽중소형 아파트 분양 봇물〓지난해보다 중소형 아파트 분양이 많이 늘어난다. 대부분의 업체가 60∼80% 가량의 물량을 30평형대 이하 중소형으로 분양한다.

올해 1만913가구를 분양할 현대산업개발은 20평형대 이하 1623가구, 30평형대 7397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전체 분양 물량의 83%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림산업도 올해 분양물량(1만1546가구)의 79%인 9116가구를 중소형으로 계획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금호건설 등도 전체의 60%를 훨씬 넘는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할 방침이다. 이밖에 아직 구체적인 분양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SK건설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도 중소형 아파트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층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 사업 대폭 확대〓올해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이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지방사업을 거의 중단했던 업체 중 상당수가 올해에는 지방 사업의 비중을 크게 늘린다.

지난해 지방 사업이 한 건도 없었던 삼성물산과 금호건설은 올해 2607가구와 600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지난해 대구 등지에서 아파트를 분양, 재미를 봤던 롯데건설은 올해에는 지난해(3834가구)보다 2배 이상 많은 7814가구로 책정했다. 현대건설도 지난해(468가구)보다 10배 가까운 4369가구를 지방에서 분양할 방침이다.이런 변화는 외환위기 이후 아파트 분양이 거의 중단된 지방에 주택 수요층이 생기기 시작한데다 수도권의 택지가 고갈되면서 사업 규모를 유지해야 할 업체들이 불가피하게 지방을 선택함으로서 이루어졌다.

▽상반기에 공급 집중〓보통 상반기 분양을 기피해 오던 업체들이 올해는 상반기에 대거 아파트를 분양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에만 올해 계획의 73%에 해당하는 7964가구를 분양한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도 올해 사업 물량의 72%인 8232가구와 1만3232가구를 각각 상반기에 분양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LG건설 롯데건설 등도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 분양할 계획을 세웠다.

업체들이 사업시기를 앞당긴 이유는 5월 중순을 넘어가면 ‘월드컵 축구경기(5월31∼6월30일)→지방자치단체장 선거(6월13일)→여름장마(6월 하순∼7월 하순)→추석(9월20∼22일)→ 대통령 선거(12월19일)’가 줄줄이 예정돼 분양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

▽평면 설계 고급화〓고급 주상복합아파트나 고급 빌라에 적용했던 다기능 평면이 일반아파트에도 선보인다. 가족 구성원의 특성을 감안한 테마형 아파트도 선보이는 등 아파트 평면 고급화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공기 빛 소리 열 물 등 환경조건을 고려해 마감재 종류와 거실 침실 등을 배치하는 ‘친환경 건강아파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노인과 어린이 등 노약자를 위한 안전평면을 적용하기로 했다. SK건설은 확장형 발코니를 모든 평면에 도입하고 비행기 수납시스템을 활용한 수납장을 설치할 예정.

현대산업개발은 ‘사랑이 싹트는 집’‘건강한 자녀의 집’‘가사가 행복한 집’이라는 테마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베란다 주방 침실 등을 기존아파트와 다르게 배치한 상품을 개발한 상태다. LG건설도 입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각기 다른 아파트 평면설계를 도입키로 했다.

▽첨단설비 아파트 붐〓99년부터 불기 시작한 정보통신 설비를 대폭 강화한 사이버아파트의 기능 고급화 노력이 계속된다. 꿈의 주택으로 불리는 인텔리전트아파트 개발 노력도 본격화할 전망. 인텔리전트주택은 외부에서 실내의 조명 문 환기 등을 전화 인터넷 음성인식시스템 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주택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표준 모델을 개발한 인텔리전트아파트를 올해부터 상업화할 계획이다. LG건설 쌍용건설도 올해 중 인텔리전트 아파트를 개발하기로 했다. 금호건설은 사이버아파트 설비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고급화에도 주력하기 위해 별도의 인터넷관리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대림산업도 지난해부터 미래형 정보주택 개발에 착수한 상태. 현대산업개발은 미래 첨단지능형 아파트, 환경친화형 아파트, 건강장수아파트라는 기능을 부여한 아파트를 연내 선보일 방침이다.

(설문 참여업체: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LG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SK건설 금호건설 쌍용건설 롯데건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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