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우주로부터의 귀환'

  • 입력 2002년 1월 25일 17시 43분


우주로부터의 귀환/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360쪽 1만2000원 청어람미디어

20세기는 주지하다시피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류가 지구환경 밖으로 비행해 나간 세기다. 그 특이한 체험을 한 우주 비행사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고 여행 뒤 그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 책은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는 독서경험기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독서광인 저자가 이런 의문을 갖고 미국 우주 비행사들을 만나 직접 취재한 르뽀를 묶어 낸 것이다. 우주 비행사들이 비행후 결혼생활, 돈문제 같은 세속적인 고민들, 종교생활 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예상대로 비행사들의 삶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먼저 우주로부터 돌아온 후 NASA를 그만두고 전도사가 된 제임스 어윈은 신에게 귀의한 경우. ‘지구의 아름다움은 그 곳에만 생명이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것이리라. 우주선에서 나는 나의 생명과 지구의 생명이 한가닥 실로 연결돼 있다고 느껴졌다. 언제 끊어져 버릴지 모른다. 약하디 약한 무력한 존재가 우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신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이 절실히 느껴졌다.’

반대로 버즈 앨드린이라는 비행사는 귀환 후 정신이상을 일으킨다. 우주체험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편 국민적 영웅이 된 글렌은 정치적 야심을 품고 상원의원에 출마한후 정계로 진출했으며 앨런 셰퍼드는 재계 인사들과 친하게 지내다 백만장자로 성공한다.

환경 에너지 개발 분야로 진출한 월터 쉬는 지구 환경이 크게 오염돼 가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환경문제와 관련된 회사를 경영하고 환경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떤 결론을 말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비행사들의 경험을 일관되게 꿰뚫고 있는 것은 지구를 떠나 보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과 지구와의 총체적인 관계, 지구에서의 정치 종교 사상의 대립 항쟁의 어리석음에 대한 인식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떻든 우주를 체험한 사람들이 도달한 인식은 우주진출과 인식진화라는 ‘미래’와 생태적인 삶이라는 ‘현재’를 연결하여 새로운 21세기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출발점이 되리라는 확신을 전하고 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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