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정승용 ‘현대 히든카드’

  • 입력 2002년 1월 24일 17시 40분


18-18에서 시작된 공방전은 9번의 동점을 이루며 27-27까지 이어졌다. 손에 땀을 쥐게 하던 박빙의 승부처. 결승점은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의 손에서 터졌다. 현대 캐피탈의 정승용이 2번 연속 솟구쳐 오르며 잇따라 강타를 성공시킨 것. 연속득점으로 현대의 29-27 승리. 세트스코어 3-1로 승부가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24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2 배구 슈퍼 세미프로리그 현대와 LG화재의 4세트 경기. 현대는 이날 공격과 수비에서 잦은 범실(4개)을 한데다 키 1m86으로 상대공격수들보다 10㎝ 이상 작은 그에게 막판 승부처에서 공격기회를 몰아줬고 뜻밖에 성공을 거뒀다.

정승용은 이날 4세트 막판 26점부터 29점까지 4점을 모두 성공시켜 ‘승리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정승용은 “경기 도중 워낙 죽을 쑤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꼭 만회하고 싶어 이거라도 성공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맘먹고 때렸다”며 “그동안 교체멤버로 나가다 모처럼 스타팅멤버가 됐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99년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뒤 갈 곳이 없어 쉬다가 뒤늦게 서울시청에 합류한 정승용은2000년 4월 현대캐피탈로 옮겼으나 당시 강만수 감독 시절에는 드물게 코트에 나설 정도로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 송만덕 감독이 새로 부임한 후 일약 주전 멤버가 된 것.

정승용은 “포지션상 내게 막판 공격기회가 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지 내가 잘해서 몰아준 것은 아니다”며 “팀 승리를 함께 이끈 동료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의 승리로 삼성화재에 이어 4강이 겨루는 2차대회 진출을 확정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남자부

현대캐피탈 3-1 LG화재

(4승1패) (3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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