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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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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의대 산부인과 김세웅(金世雄) 교수는 쥐에서 자궁과 난소를 떼어내 영하196도로 얼려 놓았다가 2주 뒤 녹여 다른 쥐에 이식했더니 기능이 정상을 되찾았고 나중에 임신까지 했다고 23일 밝혔다.
의학계에서 난자 정자 등 동물이나 사람 세포를 얼렸다가 의학적 목적으로 쓴 적은 있지만 장기의 냉동 보관 성공은 세계적으로 첫번째 이룬 개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23일자에 비중있게 소개됐으며 학계에서는 ‘장기 이식 수술의 대변혁을 예고하는 전주곡’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장기를 얼리면 얼음 결정체가 세포 내 미세조직을 파괴해서 냉동 보관에 실패해왔다”며 “이 방법은 장기 전체에 항동결제(抗凍結劑)를 투여해 냉동 보존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장기에 있는 모세혈관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2대의 펌프를 사용, 투여되는 항동결제의 농도를 서서히 높여가며 세포 안의 수분과 항동결제가 계속 대체되도록 했다.
결국 장기는 냉동되지만 장기 속의 혈관은 얼지 않도록 해서 세포가 손상받지 않고 정상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울산대의대 일반외과 김송철(金松鐵)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장기도 냉동 보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것이 계기가 돼 각종 장기의 냉동 보관술이 발전한다면 이식수술에 대변혁을 가져올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