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7일째 '팔자'

  • 입력 2002년 1월 16일 17시 46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팔자 행진이 7일째 이어졌다.

16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 2574억원 어치를 사고 3914억원 어치를 팔아 134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7일 연속 순매도한 것은 지난해 8월6일∼14일 이후 처음이며 누적 순매도 금액은 6099억원이다.

15일 외국인은 2000년 9월14일(3674억원) 이후 가장 많은 294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또 선물과 옵션 시장에서도 향후 주가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상품을 사고 팔았다.

지난해 9월 지속적으로 주식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견인했던 외국인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SK증권 장준근 연구원은 “외국인이 주식을 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들인 주식의 값이 많이 올라 이익을 챙길 때가 된 데다가 개인투자자가 풍부한 고객예탁금을 바탕으로 주식을 사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지난해 외국인의 순매수 액수를 합한 금액은 7조4468억원. 외국인은 이중 4조6136억원 어치를 주가지수가 500이상 700미만일 때 순매수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는 올들어 7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는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개선 등 한국 경제환경이 좋으므로 외국인 매도추세가 길어지거나 외국인이 시장에서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금액이 늘어나는 만큼 매수금액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주식을 사려는 외국인의 돈이 새로 유입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LG증권 박준범 연구원도 “99년 7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추세가 이어졌지만 당시는 대우그룹 사태로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며 지금은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의 시작점에 불과해 당시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이 다시 활발하게 순매수에 나서지 않는 한 시장의 조정기간은 다소 길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지수가 많이 올랐을 때 외국인이 지수하락을 예상해 현물과 선물, 옵션에서 일제히 매도하면 지수가 더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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