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레즈비언파문의 또 다른생각

  • 입력 2002년 1월 15일 19시 26분


2라운드를 돌아, 3라운드 게임을 펼치고 있는 2002년 WKBL 겨울리그 중반에 이상한 기사 하나가 터져나왔다. 제목대로 "레즈비언 용병 상륙!"

지금 뛰고 있는 13명의 용병가운데 반수이상이 레즈비언이라는 얘기다. 신문기사에 의하면, 자신의 여자친구들을 사비를 들여 데리고 오는가 하면, 팀의 매니저에게 작업(?)을 걸었다는 이야기... 이니셜로 표기를 했지만, 선수 프로필을 조금 뒤져보면, 바로 누군지 알수 있을만큼 자세히 나와있다.

레즈비언은 말그대로, 여자인데, 여자를 사랑하는 사람을 뜻한다. 성 정체성이 많이 변하고, 개방된 가운데, 작년 최고의 이슈거리였던 트렌스젠더 "하리수"는 영화, 가요계등 만능 엔터테이먼트로 활동중이다. 이제는 트렌스 젠더니, 게이니, 레즈비언이니 어떻게 생각하면 전에는 금기시 되었던 말이 아주 자연스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왜 하필 시즌 중반 이런 기사가 났는지 모르지만, 암튼 사람들의 이목거리를 끌게하는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필자는 레즈비언은 아니지만, 레즈비언에 대한 네티즌의 생각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마치 그 용병들을 죄인인양, 더러운 사람들인양 표현한 몇몇글을 보고는, 성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숨어지내고 있는 성적 소수집단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레즈비언도 여자이고, 사람이다. 필자는 레즈비언보다는 게이의 숫자가 더 많다고 알고 있는데, 왜 여자농구에서 이런 기사가 터졌는지도 의문이다. 여자였다가 남자로 성전환을 한 사람보다는, 남자였는데, 여자로 성전환을 한 사람에게 관심이 더 쏠리고,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런 세태를 보고,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들의 힘이 많이 약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저런 사설 집어치우고... goodday라는 스포츠/연예 신문에 그 기사를 쓴 기자는 어떤 의도로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WKBL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데는 성공한거 같다. 하지만, 좀더 스포츠다운 흥미거리로 관심을 유도했으면 하는 바램이 아쉽다. 연맹에서 충분히 막을수도 있을 문제였는데, 왜 못막았는지도 의심스럽다.

또 다르게 생각하자면, 이번 기회에 용병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오지 않을까도 싶다. 필자는 용병제도 반대론자인데, "레즈비언인 외국 선수와 우리 선수들을 같이 뛰게 할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아직도 유교사상에 젖어있는 나이드신 연맹관계자분이 있을꺼란 말이다. 그렇게 되면 용병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가 되지않을까 싶다. (그 기자가 그런 의도로 써준 기사라면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또 다르게 생각해보자. 굳데이라는 스포츠신문은 창간한지 얼마 안되었다.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스포츠투데이에 대적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하나 터트려야겠는데 마땅한것은 없고... 이럴때 성에 관한 이야기가 얼마나 좋은 화제거리인가! 아마도 기사내용을 약간은 과장해서 부풀린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의도였다면, 이것 역시 성공적이다. 농구팬들은 아마도 굳데이 홈페이지에 자주 들릴 것이다. 좀 더 자극적인 기사를 찾기 위해...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현재 한국에서 뛰고 있는 용병을 다른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을것 같다. 그 사람들은 농구를 하러 온 사람들이지 연애를 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성적을 내어서, 미국이나, 유럽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아마도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결론이 이상하게 나긴 하지만, 레즈비언 문제를 떠나, 용병제도는 다시 한번 생각되어야 할 것이고, 수준높은 용병을 받기 위해서, 겨울리그를 주리그로 해야한다는 연맹측의 생각도 다시 한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연맹 취미가 자기들이 한말 엎어버리기지만...)

민희정 bungaeya@hanmail.net

(제공:http://www.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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