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훈련캠프 유치 韓-日 희비

  • 입력 2002년 1월 9일 17시 41분


세계 축구스타 점토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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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 준비캠프 유치와 관련해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 9일 현재 본선 1회전을 치르는 16개국 중 브라질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모두와 캠프 유치에 합의했다. 여기에 16강전부터 한국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인 이탈리아도 이미 천안에 캠프를 차리기로 확정했다.

반면 80개 지방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 경합을 벌인 일본은 이중 18개 자치단체가 출전국과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자중지란’속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일본에서 본선 1회전을 치르는 출전국들이 일본 자치단체간의 경쟁을 이용해 무리한 비용 부담을 요구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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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 경쟁〓지난해 11월 준비캠프 후보 도시로 84개 자치단체를 선정한 일본의 낭패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참가국 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도시가 유치 경합을 벌여 이중 4개 도시가 중도 포기했고 나머지 80곳 중 출전국과 협상이 진행중인 곳도 16곳에 불과해 64개 도시가 대가없는 출혈을 한 셈이다.

그나마 캠프지로 압축된 도시도 협상 상대국의 금전 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히로시마시는 한국에서 본선 1회전을 치르는 브라질을 유치하기로 했지만 브라질의 엄청난 요구에 두 손을 들고 있는 상태. 협상이 결렬되면 브라질은 한국으로 걸음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돗토리시도 에콰도르로부터 체재비 등 3000만엔(약 3억원) 외에 전속 요리사까지 마련할 것을 요구받았다.

일본의 출혈 경쟁은 한국으로도 파급을 미쳐 성남시와 계약한 코스타리카는 최근 “일본 자치단체중 한 곳이 70만달러(약 9억2000만원)를 지불할 의사를 밝혔다”며 70만달러를 요구했다.

▽약삭빠른 출전국〓일본 자치단체간의 경쟁을 이용하는 얌체 출전국도 있다. 브라질은 히로시마시와의 협상때 아이치현으로부터 엄청난 제안을 받았다며 거짓으로 히로시마시를 옭죄다 들통이 났고 한국에 캠프를 차리기로 한 일부 국가도 협상 초기 일본 자치단체로부터 달콤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부담금을 요구했다.

역대 월드컵을 보더라도 조직위가 캠프지 유치를 주도한 98프랑스월드컵때 단 1개 도시가 출전국의 체재비를 부담했고 호텔 등 민간 업체가 유치에 나선 94미국월드컵때도 이같은 경우는 없었다.

▽경제효과는 의문부호〓일본 나가노현 마츠모토시가 8000만엔(약 8억원)을 요구한 파라과이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한 것은 캠프지 유치로 8억3000만엔(약 83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돗토리시 역시 11억엔(약 11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기대해 에콰도르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각 개최도시의 장밋빛 청사진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조직위에 따르면 16강부터 한국 주택은행 천안연수원을 이용할 이탈리아가 주택은행에만 안길 수입은 5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탈리아에 따라붙을 취재진 및 서포터들이 뿌릴 돈을 감안하고 무형의 도시 홍보 효과를 합산한다 해도 일본의 기대치는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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