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겨울철 부동산 이상 열기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7시 05분


겨울철 비수기인데도 부동산 시장이 이상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신규 분양시장에도 청약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 2002년 집 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퍼진데다 서울 강남권에 수요가 집중된 까닭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1∼4단지는 최근 20여일 사이에 평형에 따라 최고 5000만원이나 올랐다. 3단지 15평형은 11월 2억500만원선에 거래되다 이달 들어 2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 자고 나면 1000만원 올라 = 3단지 다우부동산 김경순 대표는 자고 나면 1000만원씩 올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 며 보통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이 추가로 아파트 매입에 나서고 있다 고 말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강남구 개포주공, 강동구 고덕주공 등도 마찬가지다. 개포동 우정공인 강동균 대표는 “17평형 이상은 한 달 새 최고 6000만원이나 상승했다”며 “국세청이 분양권 거래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서자 투자자들이 재건축 아파트로 눈을 돌렸다”고 풀이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뿐 아니다. 도곡동 방배동 서초동 등 강남권 아파트가 최근 한달새 30평형을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 올랐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유니에셋에 따르면 12월들어 강남구 집 값은 월별 상승률로는 올 최고인 5.2%나 올랐다.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4.43%, 2.19% 상승했다.

도곡동 우성부동산 최명호 대표는 “교육여건이 좋은 강남권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집 값 상승 원인”이라며 “매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에도 열풍= 신규 분양 시장에도 청약 바람이 거세다. 1순위 청약에서 아파트 공급이 끝나는가 하면 분양 첫날 공급이 끝난 오피스텔도 잇따르고 있다.

하남시 신장동 현대홈타운은 청약 첫 날인 20일 1순위에서 분양이 끝났다. 같은 날 남양건설이 구리 수택동에 분양한 319가구도 1순위에서 4.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올 해 사상 최대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동양고속건설이 목동에 짓는 동양파라곤 오피스텔은 700가구로 물량이 많은데도 14일 분양을 시작한 지 3시간30분만에 공급이 끝났다. 방배동 한신 트리플, 삼성동 두산위브센티움, 선릉역 디오빌Ⅲ 등도 하루 이틀 만에 전 가구가 팔려나갔다. 분양대행 및 시행 업체인 엠디엠 문주현 사장은 “공급 과잉 우려에도 청약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겨울철인데도 공급 늘려= 청약열기에 힘입어 업체들은 겨울인데도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2002년 1월초 청약할 서울12차 동시분양아파트는 2106가구다. 이는 올 1월 동시분양 물량 186가구의 11배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부동산 열기의 원인으로 내년 집 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꼽는다.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내년 경제가 회복되고 저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집 값 상승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유니에셋 오석건 전무는 “내년 중반까지 집 값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며 “그러나 눈에 띄게 값이 오를 곳은 서울 강남권 등 일부지역에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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