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도심 오피스텔 "약속잡기 편하고 생활도 OK"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6시 59분


김봉수씨의 집 겸 사무실.
김봉수씨의 집 겸 사무실.
“집도 되고 사무실도 되니까 좋고, 집도 아니고 사무실도 아니어서 안좋고….”

김봉수씨(31)는 오피스텔 생활 3개월째다. 김씨의 집이자 직장인 이곳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LG트윈텔2차. 공항터미널 인터컨티넨탈호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등이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오피스텔은 프리랜서를 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퇴근이 명확한 직업이라면 집 따로, 일터 따로인 것이 낫죠.”

김씨는 백화점의 바이어를 4년간 하고, 인터넷경매회사의 상품구성팀에서 1년여를 일했다. 올해 4월, 유통업을 하면서 익힌 비즈니스 노하우를 토대로 재일동포가 운영하는 일본회사의 투자를 받아 한국진출 상담을 해주면서 환경벤처를 준비중이다.

“오피스텔은 다달이 들어가는 돈이 비싸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9만원, 별도로 월 관리비가 30만원 가량 들어가요. 저는 사무실 임대료를 일본측에서 대주기 때문에 오피스텔을 얻어 주거를 겸하는 게 주거비를 아끼는 셈이 됐죠.”

도심에 자리잡은 오피스텔은 사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 만날 일이 많은데 일단 약속 잡기가 좋죠. 주택단지 내에 살고 있다면 누구를 만날 때마다 약속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잖아요. 또 삼성동 하면 누구나 다 아니까 장소 정하기도 편하고.”

일본 출장이 잦기 때문에 공항터미널이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인터넷전용선이 기본으로 들어와 있는 것도 원룸에 살 때는 누리지 못했던 점이다. 한국통신이 건물 내에 아예 사무실을 내고 전용선을 관리해주고 있다. 관리비가 비싼 것은 흠이지만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을 따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보통 사무실 건물들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난방을 안해주거든요. 오피스텔은 그런 걱정이 없어서 밤샘 작업 등 불규칙한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것 같아요.” 물론 ‘포근한 가정’ ‘일터와 분리된 안락한 집’은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생활을 하는 데도 불편한 점은 없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

“세탁기 넣을 공간은 없지만 주문 배달 형태의 세탁서비스업체가 인근에 많고, 가스레인지는 별도로 설치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지만 배달해주는 식당도 많고요. 청소도 해주니까 쓰레기 내놓는 요일이나 분리수거를 신경 안써도 되고요.”

보안이 철저한 것은 장점이지만 혼자 사는 서러움을 느끼게 하는 점이기도 하다.“열쇠를 한번 잃어버렸는데 관리실에서도 문짝을 통째로 바꾸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더군요. ‘내가 이 안에서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데요.”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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