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여성]손혜연 두비원이사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8시 59분


“돈만 벌려고 하면 절대 창업에 성공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창업 1년만인 12월 새로운 개념의 헬스기구를 시장에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두비원의 손혜연 이사(33·사진)는 나름대로의 사업관을 이렇게 밝혔다. 손씨가 1년여만의 개발 끝에 내놓은 ‘마이 마운틴’은 등산을 하는 느낌을 주면서도 소음이 거의 없어 밤중에도 운동을 할 수 있는 헬스기구.

현재 고급시장은 미국산이, 중저가시장은 대만산이 주름잡고 있는 헬스기구업계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것.

대학시절 물리학을 전공한 손이사는 LG산전에 입사해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LG오티스에서 엘리베이터 소음을 줄이는 분야를 쭉 연구해왔다.

나름대로 직장내에서 인정을 받았던 손이사가 직장을 떠난 것은 2000년10월. 주위의 반대가 많았지만 이를 뿌리쳤다.

“조직 내에서 정체된다고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싫었고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또 남자보다 훨씬 잘해야 대접을 받는 풍토가 받아들이기 힘들었고요.”

당시 직장 선배가 귀띔해 준 “헬스기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음”이라는 말에 착안해 전문 분야인 소음 제어를 헬스기구에 적용하면 사업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1억5000만원으로 공동창업에 나섰다. 하지만 창업 이후 ‘기계 분야’라는 이유 때문에 벤처기업으로 인정을 못받고 자금 지원도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벤처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상황에서 헬스기구 제조업체를 은근히 깎아내리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손이사는 “다행히 12월부터 신제품이 출시돼 서서히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며 “열심히 안하면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남편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돈을 벌겠다는 환상을 갖고 창업에 나서서는 곤란하다”며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1∼2년을 버틸 수 있으려면 일에 대한 사랑과 소신이 반드시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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