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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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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으로 차익을 내는 것인지, 외국인의 본격적인 이탈 조짐인지를 놓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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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선물과 현물시장에서 동시에 ‘팔자’로 나온 외국인투자자의 대규모 공습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다시 670선 아래로 주저앉아 버렸다.
전문가들은 지수 700대 위에 외국인 매물대기물량이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면서 700돌파시 외국인의 매물벽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본격적으로 이탈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국인 ‘팔자’로 돌아서나〓외국인의 이날 순매도 금액은 1597억원. 7월24일(1775억원)이후 가장 큰 규모이자 올 들어 네번째 큰 순매도 규모다. 순매도의 절반은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돼 그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 대해 일부 차익실현을 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과장은 “더블위칭데이에 상당한 매물이 나와 지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오후 들어 선물시장에서도 5000계약까지 팔아치우면서 현물시장의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고 말했다.
실제 오후 들어 증권거래소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지수선물가격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자 5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사이드카(Side Car)조치를 올 들어 14번째로 발동했다. 결국 이날 주가지수 선물종가는 5.80% 하락했으며 선물지수의 하락폭이 현물지수보다 더 커지면서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나왔다.
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원화환율이 엔화환율과 동조해 약세로 돌아선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 대형종목들도 이미 외국인이 이익실현할 수 있을 만큼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들이 지난해 이후 삼성전자를 사들인 평균 매입단가는 28만8198원이며 최근 삼성전자의 종가가 이에 육박해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김 팀장은 분석했다.
▽상승 추세는 그대로 갈까〓한화증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 700∼800선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3조∼4조원. 700선 아래 순매수 금액이 7조원이라고 볼 때 700선 추가 상승시에는 최근 상승 때와 달리 외국인의 매물도 상당히 나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한화증권 황성목 연구원은 “700이상에서 상승가도는 순탄치 않으며 650∼700을 박스권으로 한 조정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승추세가 지속될지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영증권 장득수 부장은 “내년 경기회복을 기대감으로 한 최근의 주가 랠리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 같다”며 “조정장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증권 김지영 팀장은 “13일 더블위칭데이 이후 프로그램매물이 소화되면 다시 등락을 거듭하면서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다음주 미국 경제지표 발표도 긍정적인 내용이 예상돼 연말 지수를 750선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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