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유상철…히딩크와 찰떡 '전천후 플레이어'

  • 입력 2001년 12월 9일 22시 56분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은 대표 선수의 요건으로 “두 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강조해왔다. 유상철(30·일본 가시와 레이솔)은 히딩크 감독이 내세운 이런 조건에 가장 잘 맞는 선수다.

유상철은 대표팀에서 손꼽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프로에서는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를 번갈아 맡아왔지만 건국대 시절에는 최종 수비수를 맡은 적이 있을 정도로 모든 포지션에서 제 기량을 발휘한다. 9일 미국과의 평가전은 유상철의 이 같은 ‘장점’이 돋보였던 경기. 전반 20분 이천수의 코너킥을 받아 그림같은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유상철의 ‘임무’는 사실 공격이 아니었다.

이날 한국은 송종국을 미드필더로 올리고 중앙 수비수 자리에 유상철을 내세웠다. 최근에는 수비수로 나서지 않아 생소할 만도 했지만 견고한 수비와 위치 선정으로 상대 공격수의 예봉을 꺾었다. 후반에는 부상으로 빠진 최진철 대신 측면을 지키기도 했다. 또 기회가 생길 때마다 미드필드까지 진출하는 등 넓은 시야를 과시하며 빠른 패스를 찔러 줘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기회가 있을 때는 공격까지 가담했고 결국 득점까지 올려 미국팀에 공수 양면에서 가장 ‘위력적인 선수’로 인상을 남겼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전날 이미 “유상철은 기량도 우수하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도 후배들을 이끌 수 있는 선수”라고 밝혀 유상철의 활약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서귀포〓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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