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코냑, 삼계탕-갈비탕이랑 잘 어울려요"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17분


“‘향수를 마신다’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로 코냑은 향이 강한 술입니다.”

프랑스의 코냑회사 레미마르탱 홍보 담당자 치안메이 간(34)이 최근 내한해 ‘코냑을 좀 더 맛있게 먹는 법’을 설명했다. 코냑은 와인을 증류해 만드는 고급 술인 브랜디의 한 종류로 알코올 도수가 40도에 달하는 향기로운 술. 코냑은 브랜디 중 프랑스 남서부의 코냑(Cognac) 지방에서 생산한 종류를 지칭한다.

▽얼음과 함께〓‘스트레이트 잔’으로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잘못이다. 얼음을 넣고 마시면 코냑 본래의 과일과 허브향이 잘 살아난다. 원래 코냑은 상온에서 마시거나 잔을 손바닥으로 감싸 손의 온기로 데워가며 마시는 술이었으나 한국 일본 등 동양에서 얼음에 넣고 마시는 방식이 유행하면서 요즘은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도 이 방식이 널리 펴져 있다. 이렇게 마시면 잔 속의 찬 기온이 코냑 고유 향의 휘발속도를 낮춰 맛과 향이 오래 보존된다. 냉동실에 이틀 정도 보관했다 먹기 1시간 전에 실온에 두면 시원한 첫맛이 잘 살아난다.

▽한 모금에 15분〓코냑은 3가지 감각을 이용해 마신다. 코냑을 따르고 잔을 조금 흔든 뒤 유리잔을 봤을 때 왕관 모양의 자국이 투명하게 새겨지면 신선한 코냑이다. 신선한 것일수록 점성이 높아 자국이 오래 남는다.

다음으로는 후각을 이용한다. 30㎝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천천히 코끝까지 잔을 옮긴다. 재스민 과일 나무 계피향이 단계적으로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미각은 마지막인데, 한모금만 마셔도 혀끝에 맴도는 맛과 향이 오래 지속되므로 한 모금씩 마시는 간격을 15분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좋다.

▽삼계탕과 함께〓간씨는 레미마르탱사 부설 음식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 한국음식으로는 삼계탕과 갈비탕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기름기가 많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있는 음식과 코냑의 은은한 향취가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이 주장은 아무래도 대량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의 측면이 강한 듯.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크립(돼지갈비류)요리나 중국요리인 딤섬, 샤크스핀 수프도 곁들여 먹기 좋다. 생선초밥은 와인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 코냑과도 궁합이 맞는다. 냉겨자, 간장과 함께 소스를 만들어도 좋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