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아르헨 채무등급 디폴트 수준 하향

  • 입력 2001년 12월 4일 16시 45분


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는 3일 채권 스왑거래, 예금인출 제한 등 비상 경제대책을 잇달아 실시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채무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낮췄다.

피치는 “채권 스왑거래가 실시됐다는 것은 이미 디폴트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면서 “아르헨티나 채무등급을 C 에서 디폴트에 해당하는 DDD 로 하향 조정한다” 고 밝혔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달초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선별적 디폴트(SD)’ 로 낮춘 적은 있지만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이 정식 디폴트 수준으로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20억달러의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내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500억달러가 넘는 채권 스왑거래를 성사시킨데 이어 내년 2월부터는 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600억달러 규모의 스왑거래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의 압력을 받은 국내 채권자들과는 달리 외국 투자자들은 11% 고율의 채권을 7% 장기 저리 국채로 전환하는 스왑거래는 사실상 디폴트에 해당한다면서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1일 발표한 은행예금 부분동결 조치도 디폴트설을 부추기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페소화 평가절하를 우려한 시민들의 예금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은행계좌 인출액을 주당 250페소(미화 259달러)로 제한하고 해외송금액도 월 1000페소로 제한하는 자본유출 억제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금인출 제한조치가 심각한 자금 경색을 몰고와 경기침체를 가속화하고 대외신용도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신용등급 하락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위기타개책을 내놓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안도감으로 지난달 30일보다 6% 가까이 급상승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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