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팀칼라를 바꾼 Pistons

  • 입력 2001년 11월 27일 09시 59분


빨강색, 흰색, 파랑색.

“자, 바로 이것이 디트로이트의 진짜 색깔이다.” Pistons 단장인 Joe Dumars는 팀칼라를 옛날의 유니폼 색깔로 돌아간 후, 이렇게 말했다. 그 자신 역시 리그 2연패를 했던 'Bad Boys‘의 일원이었기에, 단장자리에 오른 이후 누구보다도 팀칼라를 되돌리기를 원했었다. “우리의 전통 색깔들로 돌아갈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난 그것이 우리가 하려는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누군지 다시 깨달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Detroit Pistons의 일원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재확인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8승 4패. 그중 2패는 팀리더인 Jerry Stackhouse가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경기임을 고려해 볼 때, 지난 시즌 32승 50패를 기록했던 Pistons의 현 기록이라기에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물론 스케쥴상 약체팀들도 꽤 있었지만, 그들은 이번 시즌 강팀으로 인식되는 New Jersey, Toronto, Indiana, Dallas를 격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타팀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의 그들을 재조명해 본다.

Pistons의 삼인방

Pistons가 지금까지 기대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3인방이다. Jerry Stackhouse, Ben Wallace, Clifford Robinson이 바로 그들이다. 그 선봉장은 물론 Stackhouse이다. 지난 시즌 이래로 Stackhouse는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7-98시즌 Philadelphia의 감독을 맡자마자 Stackhouse를 트레이드한 바 있는 Larry Brown 역시 ‘Stackhouse는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과거 Stackhouse는 이기적인 선수라고 불릴 수밖에 없었다. 저번 Orlando Magic에 관한 글을 쓸 때, Grant Hill은 Stackhouse와 공존하는데 약간 문제점을 보여준 바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유인즉, Stackhouse는 팀리더가 되기를 원했고 더 많은 공을 원했지만, 지난 시즌 전까지 그는 기량에서나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했었고 팀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Grant Hill이 빠진 지난 시즌, Pistons가 Stackhouse를 팀의 중심으로 굳히면서 확실히 변화기 시작했고 이제는 훌륭한 팀리더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승률은 분명 별로였지만, 시즌 후반 꽤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Hill이 나간 지난 시즌, Stackhouse 혼자서 Pistons의 득점을 뽑아내야 했다. Pistons의 셋업은 거의 모두 그의 슛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 99년 이래로 Stackhouse가 20득점이상을 하지 못한 경기에서의 팀성적이 6승 27패라는 것은 그에 대한 팀의존도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가 20득점미만을 한 3경기에서 Pistons는 전부 다 이겼다.

많은 부담을 지고 있었던 Stackhouse의 어깨를 풀어준 것은 바로 Cliff Robinson이다. 그가 이적해 오면서 원맨쇼의 팀이었던 Pistons는 확실한 1-2펀치를 가지게 되었다. 그의 영입은 공수 양면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 2위(29.8점)를 기록했던 Stackhouses는 현재 21.7점으로 떨어졌다. Robinson(18.9득점)이 꾸준히 제몫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팀은 수비해야 할 선수가 한 명 늘었기에, 두 선수 모두가 서로와 다른 팀동료들에게 더욱 많은 오픈슛 찬스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지난 시즌 42.4%(리그 29위)였던 저조한 Pistons의 팀야투율이 현재 46.9%(3위)로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제2의 득점원이라는 부분뿐만 아니라, 팀내 모든 요소에서 Robinson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시즌 Dana Barros 외에는 이렇다 할 베테랑이 없던 Pistons이었고, 특히 젊은 Rick Carlisle이 처음으로 감독을 맡아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Robinson의 경험과 노련미, 베테랑 리더십을 첨가해주었다는 것은 엄청난 플러스 요소이다. 포인트가드를 제외하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은 전술적으로 많은 공격옵션을 만들어내고, 변칙적인 로테이션이 가능케 해주었다. 줄곧 센터진이 약했던 Phoenix Suns가 지난 시즌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이유 중 센터포지션을 잘 소화해 내었던 Robinson을 빼놓을 수 없고, Pistons에서도 똑같은 일을 해내고 있다.

무명선수에서 출발했기 때문인지 Ben Wallace는 실력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선수이다. 지난 시즌 팀사정상 어쩔 수 없이 센터로 뛰면서 신장(6-9)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시즌 센터를 소화해 내는 C. Robinson과 Rebraca가 영입되면서 본연의 포지션인 파워포워드로 돌리면서 올스타급 기록을 해내고 있다. 8.0득점, 11.0리바운드(리그 8위), 56.9%의 야투율, 3.58블록(리그 1위), 2.0스틸(리그 5위). 과거 단순히 수비가 좋은 뛰어난 리바운더로만 알려져 있던 그였지만, 이번 시즌 공수 양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Pistons는 Jerome Williams를 트레이드해 버리는 바람에 리바운드와 골밑수비를 전적으로 그에게 맡기고 있어, 팀내 그의 중요도는 Stackhouse에 버금간다. 그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Pistons는 힘든 경기를 치러야 할 것이다.

Rick Carlisle 감독의 용병술

전술적으로 수비의 강화가 이번 시즌 Pistons의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 97.3점(리그 25위)이었던 그들의 평균실점이 이번 시즌 89점(리그 3위)으로 8점 정도 떨어뜨렸다(지역 방어의 적용에도 불구하고, 리그내 경기당 득점은 큰 폭으로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았다). Rick Carlisle감독은 몇몇 미스매치에도 불구하고 일부를 제외하곤 도움수비를 펼치지 않는 터프한 1대1 맨투맨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를 전개하고 있는데, 이것이 적중하고 있는 중이다. 경기당 상대팀의 평균 턴오버가 16.8개(리그 1위)라는 것은 Pistons가 얼마나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를 펼치는지 보여준다. 주전중 Ben Wallace, Michael Curry 등이 리그 최고의 수비수들이며, Robinson, Stackhouse 역시 평균이상의 수비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이번 시즌 벤치 구성을 볼 때 수비력은 매우 안정적이다.

지난 몇 년간 Pistons를 거쳐 간 많은 감독들이 해내지 못했던 수비를 신인감독 Carlisle가 잘 해내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신인이지만 Pistons가 우승할 당시 명장 Chuck Daly의 어시스턴트 코치였고, Daly가 올랜도의 감독이 되었을 당시 그를 수석 어시스턴트 코치로 데려가려 했었을 만큼 인정 받았었다. 그는 변칙적인 선수 운영에도 능하여, 선수들의 이름값보다는 경기에 현재 필요로 하는 선수를 적절히 투입하는 뛰어난 용병술을 펼치고 있다. 드래프트에서 1차 9위로 지명된 신인 Rodney White를 여전히 벤치에 앉히고, John Barry를 중용하고, 득점력이 뛰어난 Corliss Williamson 대신 득점력이 떨어지는 Michael Curry를 주전에서 빼지 않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선수들의 이름값으로 주전을 배치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했던 전감독 George Irvine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 주 Chucky Atkins가 출장시간에 불만을 품고 트레이드를 요구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경기에 투입하는 재치도 보여주었다. 그는 어쩔 수 없는 리바운드의 열세를 수비의 강화와 정확한 슛(팀야투율 46.9%(리그 3위))으로 메우고 있다. 팀단장이 된 이래로 코칭스텝에게 간섭이 많았던 Joe Dumars조차도, Carlisle의 훌륭한 선수운영을 인정하고 현재 그에게 전적으로 맡겨 버린 상태로 알려져 있다.

Pistons의 변한 모습을 또 하나 들자면, 질적으로 양적으로 두터워진 선수층이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모든 포지션에서 주전이 부상을 당할 시 바로 대신할 수 있는 선수를 지니고 있다. 팀리더인 Stackhouse가 부상인 지금, John Barry가 주전으로 나와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센터 Zeljko Rebraca는 이미 유럽에서 프로경력을 두터운 선수이기에 신인이라고 부를 수 없으며, Mikki Moore, Corliss Williamson은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골밑선수들이다. 백코트에서 Kings의 ‘Bench Mob'을 이끌던 John Barry, Chucky Atkins와 Damon Jones는 가드 백업들로서 부족함이 없다. 또한 지난 시즌 계약이 1년 남았던 선수들이 많았기에, 팀의 안정감을 찾지 못했었다. 그들을 트레이드하고, 이번 시즌 전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장기계약으로 묶으면서 선수들이 보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8승 4패. 시즌 개막이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분명 거품이 약간 들어간 성적이고, Pistons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들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팀이 되었다. 지난 24일 Pistons에게 역전패를 당한 Memphis Grizzlies의 신인 Shane Battier는 경기후 Pistons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NBA이다. 우리는 그들이 그것(역전)을 해낼 것이라는 것을 알았었다.” 단순히 그 한 경기에서의 Pistons 모습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빨강색, 흰색, 파랑색. 옛 팀칼라의 영광을 다시 누리기에는 높은 산들이 너무나 많지만, 결코 불가능한 ‘이상’은 아닐 것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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