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野 3大게이트 공세]"검찰총장 나와 의혹 밝혀라"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8시 40분


한나라당은 16일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등 ‘3대 게이트’와 관련해 신건(辛建) 국가정보원장과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을 직접 겨냥해 사퇴 공세를 펼쳤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국정원 간부와 여당 의원이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는 데도 검찰은 국정원을 비호하느라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초연한 입장에서 국정을 바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정원장과 검찰총장을 사퇴시키고 공무원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도 “최종 타깃은 국정원장과 검찰총장”이라고 못박은 뒤 “이들이 사퇴하지 않으면 권력형 비리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검찰이 벌였던 3대 게이트 사건의 수사라인이 당시 신승남 대검차장을 비롯한 ‘특정 지역’ 출신으로 얽혀 있다”며 “권력 실세들이 친소관계에 의해 비리를 봐준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한 마지막 종합정책질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날 국회 예결위는 1시간40분 만에 정회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이 검찰총장 출석과 예결위 진행을 연계시키기로 방침을 정한 뒤 신 총장 출석을 요구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유성근(兪成根) 의원은 “검찰총장이 국민의 대표들 앞에 출석해야 한다는 열화와 같은 요구가 비등점에 달하고 있다”며 “검찰총장 출석 없이 예결위를 진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민주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법무부장관이 출석한 만큼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면 충분하다”고 말했고, 같은 당 배기선(裵基善) 의원도 “검찰총장이 국회에 나와 정치적 논쟁에 휩싸이면 국가 공권력이 무너진다”고 거들었다.

한나라당 김성조(金晟祚) 의원은 “검찰총장이 국회에 나오지 말라는 얘기는 어느 법 조항에도 없다”며 “3대 게이트의 진상이 밝혀져야 국가 공권력이 바로 선다”고 반박했다.

검찰총장 출석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 홍재형(洪在馨) 이미경(李美卿) 의원은 “정치인들이 말끝마다 민생 우선을 강조하면서 예결위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의원이 “당을 옮긴 의원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난함으로써 여야 의원들 간에 10여분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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