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이치로 신인왕…NL선 만장일치로 푸욜스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8시 33분


관심은 ‘누가 받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받을까’였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왕은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선망의 대상. 하지만 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섣불리 넘볼 수 없었다. 양대 리그에서 걸출한 신인 2명이 나와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 때문.

아메리칸리그(AL)의 스즈키 이치로(28·시애틀 매리너스)와 내셔널리그(NL)의 알버트 푸욜스(2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바로 그 주인공들.

시즌 내내 눈부신 활약을 펼친 이치로와 푸욜스는 13일 발표된 메이저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몰표를 받으며 예상대로 각 리그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치로는 AL투표 결과 유효표 28표 가운데 1위표 27표를 휩쓸며 138포인트를 따내 신인으로 17승(5패)을 올린 클리블랜드의 투수 C C 사바티아(73포인트)를 넉넉하게 따돌렸다. 이로써 이치로는 지난해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에 이어 2년 연속이자 95년 노모 히데오(당시 LA다저스)를 포함해 일본인 선수로는 세 번째 메이저리그 신인왕에 등극했다. 일본인 야수로는 처음.

정규시즌 타율 0.350으로 64년 토니 올리바 이후 37년 만에 신인으로는 첫 타격왕에 오른 이치로는 56도루로 역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도루 2관왕은 1949년 재키 로빈슨 이후 52년 만. 지난해 11월 3년에 연봉 140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시애틀에 입단한 이치로는 미국인들의 냉담한 시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호타준족을 앞세워 팀의 정규시즌 116승 달성을 맨 앞에서 이끌며 ‘이치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치로는 “일본에서 9시즌이나 뛴 내가 신인인지 혼란스럽다”면서도 “이왕 받을 거라면 솔직하게 만장일치로 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표에서 유일하게 이치로에게 1위표를 던지지 않은 크리스 아센하이머는 “진정한 의미의 신인은 사바티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사바티아는 “빅리그에 처음 뛴 선수는 누구나 신인”이라며 “상은 당연히 이치로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타율 0.329, 37홈런, 130타점, 112득점으로 루키답지 않은 불방망이를 휘두른 야수 푸욜스는 만장일치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32표의 유효표 중 1위표를 석권하며 160포인트를 얻어 82포인트에 머문 휴스턴의 14승 투수 로이 오스왈트(휴스턴)를 제친 것. NL에서 만장일치로 신인왕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통산 9번째.

푸욜스는 “대단한 영광이며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아 정말 기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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