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여의도 中企전시관 부지 2차 입찰 이번엔 임자 만날까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4분


《서울시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전시관 부지 1만평 가운데 4975평을 30일 공개 입찰을 통해 일반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이에 따라 현재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여의도 한복판 ‘노른자위 땅’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낙찰자는 입찰 당일 결정된다.》

▽어떤 땅인가〓서울시가 중소기업전시관 부지 매각에 나선 것은 지난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96년에 체결한 무상임대 계약기간이 지난해 말에 만료됐기 때문이다.

시는 당초 이 부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외자를 유치해 개발할 예정이었다. 즉 특급호텔과 국제회의장, 쇼핑센터 등 대형시설을 지어 ‘외국인관광특구’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시는 부지매각 대상에 국내기업을 배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관련 업체들이 반발하자 당초 계획을 바꿔 올 5월 30일 국내외 법인과 개인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실시했다. 결과는 예상외로 유찰됐다. 공개입찰에는 2개 업체 이상이 응찰해야 하는데 1개 업체만 응찰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는 물론 국내 대기업들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당 부지는 평당 감정가가 1778만원으로 최소한 884억여원이 있어야 매입할 수 있다. 또 이 부지 중 1500평은 객실 400개 이상의 특급호텔과 1000석 이상의 국제회의 시설을 짓도록 서울시에 의해 용도가 이미 지정돼 있다. 나머지 땅은 상업지구이기 때문에 업무용 빌딩과 오피스텔, 대형할인점 등을 지을 수 있다.

▽‘입질’하는 업체들〓5월 1차 입찰 때 단독으로 참여했던 부동산개발업체인 SR개발은 이번에도 응찰할 것으로 보인다. SR개발은 당시 입찰가로 891억원을 써냈다. SR개발 관계자는 “아직까지 입찰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프로젝트팀이 구성돼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는 SR개발 외에 1차 입찰 때 관심을 보였던 대림산업과 SK건설, 포스코개발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부지매입과 관련시설 건립 등에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대형 건설업체가 단독으로 참여하기보다는 국내외 부동산개발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외국계 부동산개발업체들이 국내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팔릴까〓서울시는 1차 입찰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시가 외자 유치에 주력하다가 갑자기 국내 업체들에 ‘문호 개방’을 한 탓에 국내 업체들이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의 준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개발 시한을 호텔 및 국제회의장을 제외한 잔여 시설은 계약일로부터 6년에서 9년으로 완화해 이번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이 10여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업규모가 워낙 커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데다 대금을 한꺼번에 내지 않을 경우 납부 조건이 이자율 연 8%에 5년 분할 납부로 까다로운 편이어서 응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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