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경실련 총장직 떠나는 이석연 변호사

  • 입력 2001년 11월 1일 18시 40분


“자유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다수 시민을 대변할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민운동이 필요할 때다.”

10일 2년 임기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총장직을 마치는 이석연(李石淵) 변호사는 1일 ‘경실련 사무총장직을 떠나면서’라는 제목의 퇴임사를 통해 “개혁이 진보세력의 독점물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퇴임사에서 “진보 내지 혁신적 세력만이 마치 시민운동의 본류로 인식되고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온건 보수세력이 반(反)개혁적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 시민운동의 방향과 방식이 시민들의 변화 욕구를 능동적으로 수용해야 할 전환기에 처해 있다며 “과거 재야투쟁식이나 운동권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민운동의 현재 상황에 대해 그는 “침묵하는 다수의 비판적 중립세력 내지 보수세력을 운동의 주류로서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경실련을 대체할 새로운 운동세력이 나올 수밖에 없을 만큼 긴박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퇴임 후에 평회원으로 남을 것이며 공익소송의 체계화와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말로 퇴임사를 끝냈다.

99년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이 변호사는 최근 “시민운동가들이 특정 정파나 정당, 정권과 연계해 시민운동의 방향을 왜곡시키고 그 대가로 공직에 나가는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며 “시민단체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는 시민운동의 본질을 벗어난다”고 주장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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