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양항리 임고초등생 82명 졸업생 장학금-책선물에 감격

  • 입력 2001년 10월 29일 21시 44분


“선배님들 너무 고맙습니다.”

경북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 임고초등학교 전교생 82명은 2학기가 되면서 신난다. 선배들로부터 장학금과 책을 듬뿍 선물로 받았기 때문. 1928년 개교한 이 학교는 70년대만해도 학생수가 1300명에 달했으나 이후 점차 줄어 지금은 100명도 채 안된다.

작고한 14회 졸업생 손호석씨의 자녀들은 최근 임고초교를 찾아 3년 동안 2500만원 가량의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부산에 살고 있는 자녀들은 “어머니께서 평소 임고초등학교에 애착이 많아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장학금으로 미술도구를 구입하고 강사를 채용했다.

전교생은 오전수업을 마치면 교정에서 미술공부를 한다.

책 기증도 잇따르고 있다. 40회 졸업생들은 100만원을 책 구입 비용으로 내놓았고 총동창회에서도 100만원을 맡겼다. 최근에는 20회 졸업생인 정연통 라이온스클럽 전국협의회장이 후배들을 위해 책 450권을 기증했다.

한영대(韓榮大·55) 교장은 29일 “학생이 많이 줄었지만 도시학교보다 더 알찬 교육을 할 수 있다”며 “후배를 사랑해주는 선배들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교과서 이상의 가르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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