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조성원 "자만 말고 다치지도 말자"

  • 입력 2001년 10월 26일 18시 17분


조성원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대의 화제는 LG 세이커스 조성원(30·사진)이었다.

‘꺽다리’가 지배하는 농구코트에서 1m80의 단신으로 불같은 3점포를 앞세워 토종선수 중 최고 득점을 챙기며 통산 우승팀에 돌아가는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당당히 차지했기 때문. ‘한 쿼터 최다득점’(21점) ‘한 쿼터 최다 3점슛’(6개) ‘한 경기 최다 3점슛 2위’(11개) 등 지난 시즌 그가 달성한 기록은 셀 수 없을 정도.

2001∼2002시즌 개막을 앞두고 조성원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로 인한 자만심이다. 데뷔 첫해 화려한 활약을 펼친 신인들이 다음해 어김없이 ‘2년차 징크스’를 겪듯 MVP를 받은 다음해에는 플레이에 군더더기가 많아지며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

25일 중앙대와의 연습경기를 마친 조성원을 만났을 때 첫마디도 “올해 첫 번째 목표는 다치지 말자입니다”였다. 조성원은 또 “지난 시즌 막바지에 지나치게 3점슛을 의식해 슛을 난사하다 43%를 넘던 3점슛 성공률이 결국 40%로 떨어진 경험이 있다”며 “지난 시즌의 성적을 의식하지 않고 슛 성공률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한 조우현이 팀 플레이에 완전히 적응했고 신인 송영진이 가세하며 팀 전체의 득점력이 높아져 많은 슛을 던지기보다는 주어진 기회를 확실한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

지난 시즌 경기당 2.24개나 나온 실책을 줄이는 것도 당면 과제. 실책이 늘고 슛 성공률이 낮아진 것은 시즌 후반들어서로 모두 체력과 관련된 문제. 조성원은 그래서 올시즌을 앞두고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어느 해보다 열심히 했다.

하지만 ‘타고난 승부사’ 조성원이 우승 욕심이 없을 리 없다. 조성원은 “남들은 지난 시즌 LG가 준우승을 한 것도 기적이라고 말하는데 올시즌 실력으로 우승컵을 거머쥐겠다”고 말할 때는 표정이 상기됐다.

팀의 상징인 ‘송골매’가 한번 목표한 것을 결코 놓치지 않듯 조성원이 창단 이후 첫 우승컵을 팀에 안길 수 있을지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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