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순매수 행진 "반갑긴 한데…"

  • 입력 2001년 10월 25일 18시 41분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한 달가량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지난달 28일 순매수로 태도를 바꾼 뒤 단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를 이어오면서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새로이 쏟아부었다. 코스닥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18일 연속 순매수.

증권가에선 원인 분석이 한창이다. 일부에서는 ‘바이코리아’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희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단기 차익을 노린 헤지펀드 자금이 대규모로 들어왔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여러 가지 분석 가운데 가장 공통적인 것은 한국 주식이 싸졌다는 분석.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테러라는 일시적 충격으로 500선이 무너지면서 저가 메리트가 발생했기 때문에 최근 강도 높은 순매수를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도 한국 주식시장이 46%가량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그동안 입은 평가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입단가가 낮을 때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물타기’ 전략이라는 것.

여기에다 미국 주식형 펀드가 최근 순유입으로 돌아선 것도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AMG 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테러 사태 이후 4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던 미국 주식형 펀드는 이달 중순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인터내셔널펀드의 유동성이 보강되면서 한국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다우존스의 월례 펀드 동향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펀드매니저들은 테러 사태 이후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투자 비중을 늘렸으며 아시아쪽에서는 특히 한국 증시에 가장 많이 투자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분석과 함께 일부 자금은 단기적인 낙폭 과대를 겨냥해 연말까지 수익률을 높이려는 단기성 자금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테러 사태 영향을 우리보다는 더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남미 등 다른 이머징 마켓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한국에 일시적으로 몰리는 상황이라는 것.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단기성이든 장기성이든 금방 빠져나갈 자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다음달 중순경이면 매수 유지냐, 매도 전환이냐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기업들에 테러 사태의 영향이 반영된 10월 실적이 발표될 때쯤이면 미국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고 한국 시장도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분석이다.황 팀장은 “현재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지 여부도 외국인의 태도 판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10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단위:백만원)
거래소 코스닥
종목금액종목금액
삼성전자483,625KTF89,838
SK텔레콤157,839휴맥스27,094
삼성전기 78,836엔씨소프트17,487
삼성화재 66,895국순당17,117
삼성증권 53,128국민카드14,857
국민은행 45,177세원텔레콤 9,615
LG전자 41,185유일전자 8,194
삼성SDI 40,476텔슨전자 7,106
현대모비스 36,486 기업은행 6,162
포항제철 34,395 서울이동통신 4,355
하나은행 34,089 대원씨앤에이 3,452
신한지주 33,085 CJ39쇼핑 3,400
주택은행 32,317 한단정보통신 3,396
삼성전자1우 25,276 오리엔텍 3,220
현대산업 20,359 모디아 3,018
풍산 20,206액토즈소프트 2,501
대덕전자 19,684 LG홈쇼핑 2,499
LG화학 18,587좋은사람들 1,567
굿모닝증권 17,030옥션 1,519
한미은행 13,416테크메이트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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