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H사 분당 4만평 매입… 토지공사서 특혜제공 의혹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8시 15분


한국토지공사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궁 정자지구 용도변경 이전인 99년 4월부터 6월까지 이 일대 미매각 토지를 특별판매하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3만9000평은 판매 대상에서 제외시킨 뒤 H사에 판 것으로 밝혀졌다.

토지공사는 99년 4월29일부터 6월30일까지 백궁 정자지구 일대 미매각 토지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이자 할부 특별판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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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7개 업체가 이 일대 토지 1만4800평을 매입했고 현대산업개발이 사들인 5200평을 제외한 9600평을 H산업, H건설, H주택, C건설 등 6개업체가 나눠 매입했다.

그러나 H사가 매입한 3만9000평은 판매 대상에서 제외한 뒤 특판 기간 중인 99년 5월24일 수의계약으로 매매한 것으로 드러나 토지공사로부터 특혜를 받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땅은 포스코가 계약을 해지한 뒤 군인공제회 등 문의가 이어져 무이자 할부 등의 조건으로 할인해 주면서까지 판매할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땅은 특판으로 팔린 땅의 대부분이 550만∼800만원대인 점과 달리 평당 408만원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공사는 “해당 토지는 쇼핑단지로 특별 설계된 땅이라 다른 업무상업용지와 달리 비수익 부분이 많아 저렴하게 팔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판기간 중에 H건설과 H산업 등 소규모 건설업체들이 용도변경이 불투명한 시점에서 500억원 상당의 1만여평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사전정보 유출의혹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는 용도변경 추진이 순조롭지 않아 모두들 땅 매입을 주저하고 있던 시점” 이라며 “소규모 업체들이 땅을 매입한 데 모두들 의문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외환경제난 이후 땅값이 떨어지는 데다 장기간 매각되지 않고 있어 서둘러 처분하기 위해 특판을 실시했다”며 “용도변경 후에 판매했으면 더욱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이때만 해도 용도변경이 된다는 확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때의 판매 조건은 99년 12월31일 이전에 착공하고 이행하지 못하면 할부이자 10%를 물리는 조건이었다.

결국 C건설만이 업무시설을 짓겠다면서 99년 12월30일 착공했으며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할부이자를 납부한 것으로 밝혀져 사전 용도변경에 대한 확신을 갖고 토지 매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건설은 용도변경이 이뤄진 뒤 설계변경 과정을 거쳐 현재 157가구의 아파트를 짓고 있다.

<성남〓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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